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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證, 내년 ‘종금 만료·부동산규제’…신성장 전략은

메리츠證, 내년 ‘종금 만료·부동산규제’…신성장 전략은

기사승인 2019. 12.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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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금업 라이선스 만료 선제 대비
IB다각화·CMA 신규 가입 중단
과도한 채무보증 대출 차단에도
전담팀서 깐깐한 위험요인 점검
"리스크관리 대비돼있다" 자신감
‘종합금융’과 ‘부동산금융’을 토대로 급성장해 온 메리츠종금증권이 내년 양 날개를 떼고도 비상할지 관심이 쏠린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그동안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보유한 종합금융업 라이선스를 활용해 기업 신용공여 업무를 다뤄왔다. 또 대형 투자은행(IB)으로 이름을 올리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덕분에 올해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1000억원대 순이익을 실현하며 고성장을 기록했다.

2020년엔 부동산 PF 강자 타이틀에 부담을 안게 됐다. 내년 4월 종합금융업 라이선스가 만료되고 금융당국의 부동산 금융 제재도 시작돼서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올해에 이어 고속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를 지속하고 해외 대체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9일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2020년 4월 종금업 라이선스 만료를 앞두고, 새해 정기주주총회에서 ‘메리츠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할 예정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그동안 종합금융업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자금 조달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종금계정을 활용해 고객예수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덕에 부동산 금융 등 IB 부문에서 우수한 실적을 올려왔다. 순영업수익에서 IB 비중은 올 3분기 기준 38%에 달한다. 작년 동기 대비 8%p 늘었다. 올 3분기 IB부문 수수료 수익은 738억원으로 작년 3분기 729억원에서 9억원 증가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7년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된 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기존 종금 계좌를 증권 계좌로 대체하며 ‘종금 공백’을 선제적으로 대비했다. 해외 대체투자, 인수 금융, 기업 대출 등 IB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종금계정 자산을 줄였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4월부터 1년짜리 발행어음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의 신규 가입을 중단하는 등 종금 자산을 이미 큰 폭으로 줄였다. 종금 잔고는 전체의 20~30%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종금증권의 라이선스 만료에 대해 “종금 발행어음 잔고는 상당량 감소했기 때문에 연착륙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PF 사업 비중이 높은 메리츠종금증권은 정부가 내년 7월부터 부동산 PF 대출을 규제하기로 하면서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부동산 PF 채무보증액 규모를 자기자본 수준만큼 맞추라는 것이 규제의 골자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우발채무 비율은 지난 2일 기준 200%에 육박한다. 삼성증권은 메리츠종금증권에 대해 부동산PF 연간 수수료 이익이 142%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목표주가를 4500원으로 18.2%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하지만 메리츠종금증권은 부동산투자 리스크 관리를 깐깐하게 하기로 유명하다. 자본력을 바탕으로 위험도가 낮은 선순위 부동산 PF 대출을 고집한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40~50%로 조절해 채무불이행(디폴트) 확률이 낮은 편이다. 증권사 자본적정성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올 3분기 817%로 전년 동기 792%보다 늘었다.

다만 손실흡수능력을 나타내는 충당금커버리지가 줄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승한 것은 수익성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충당금커버리지는 4분기 연속 300% 이상을 유지해오다 올 3분기 90%에 그쳤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올 2분기 0.5%에서 3분기 2.8%로 상승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4분기에 일부 해소될 가능성도 있으나 시장 우려는 남아 있을 것”이라며 “향후 자산증가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리스크 관리에 전사적으로 움직인다. 리스크관리 관련 최상위 심의·결정권 및 최종 책임을 지는 리스크관리위원회가 이사회 직속으로 있고 그 아래에 리스크관리실무위원회, 심사위원회 및 부문별 리스크관리 실무협의회, 리스크관리팀, 심사분석팀 등이 있다. 리스크관리위원회는 배준수 전무와 사외이사 2명(김현욱 KDI 경제전망실 실장,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 총 3명으로 구성돼 있다. 리스크관리실무위원회 구성원은 4명으로, 정확한 리스크 평가를 위해 각 부문의 본부장 등이 속해있다. PF를 비롯한 IB부서가 대형 프로젝트를 발굴해 오면 이들 부서에서 위험 요인을 철저하게 점검하는 방식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20년에도 깐깐한 리스크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IB 사업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 벨기에 소재 파이낸스타워를 기반으로 하는 공모 리츠(REITs)도 상장할 계획이다. 파이낸스타워는 메리츠종금증권이 최근 약 1조8000억원에 인수한 현지 최대 오피스빌딩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기존에 해오던 대로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며 해외 오피스, 항공기 등 해외 대체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종금업 라이선스 만료는 대비가 돼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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