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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정은의 핵·ICBM 도발… 대화 여지 끝낸다

[사설] 김정은의 핵·ICBM 도발… 대화 여지 끝낸다

기사승인 2020. 01. 01.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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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이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며 “핵·ICBM 중단 공약에 매일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머지않아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예고한 것인데 대화의 판을 깰 분위기다. 하지만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이 “충돌과 전쟁 대신 평화와 번영을 택할 것”을 촉구했다.

김정은은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조선반도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며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가 철회되고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국가안전을 위한 필수적이고 선결적인 전략무기개발을 중단 없이 계속 줄기차게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우리의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조정될 것”이라는 말로 대화의 여지는 남겼다. 비핵화와 ICBM 발사가 미국의 태도에 달렸다는 것인데 미국이 이런 위협에 눌려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 완화’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 폼페이오 장관이 충돌과 전쟁 대신 평화를 택하라고 촉구한 게 이를 증명한다.

노동당 전원회의 보고에서 주목할 발언은 ‘미국이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 ‘핵·ICBM 공약에 매일 근거가 없다’ ‘새로운 전략무기를 보게 될 것이다’ ‘대북 적대정책을 추구하면 비핵화는 없다’는 말인데 하나같이 위협적이고 도발적이다. 미국이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도록 압박하는 표현들로, 미국이 요구를 받아들일지 오히려 제재를 강화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김정은의 연말연시 발언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책임을 미국에 떠넘기고, 핵무기와 ICBM으로 위협했다. 발언이 너무 강해 극적 반전이 없는 한 대화의 접점을 찾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김정은 말대로 머지않아 핵이나 ICBM 도발이 있을 텐데 이렇게 되면 비핵화와 북·미대화는 끝장이다. 대화의 끝이 북한에 큰 고통이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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