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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훈센, “내 후계는 10년 기다려야 할 것”...장기집권 야망 재확인

캄보디아 훈센, “내 후계는 10년 기다려야 할 것”...장기집권 야망 재확인

기사승인 2020. 01. 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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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센 만찬
14일 저녁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프놈펜 꺼삑 전시센터에서 언론인 5000명과의 만찬을 가졌다. 이날 훈센 총리는 “10년 더 정부를 이끌 예정이며 설령 장남이라 할지라도 10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사진=훈센 총리 페이스북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장기집권에 대한 야망을 다시금 드러냈다.

크메르타임스 등 현지 언론의 보도와 소식통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14일 프놈펜에서 열린 언론인들과의 만찬연설에서 “나는 앞으로 10년 더 정부를 이끌 예정이다. 장남이 후계를 잇더라도 10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훈센 총리는 “앞으로 10년 동안 캄보디아 정부를 이끌 예정이기 때문에 아들들에게 승계계획이나 권력 이양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훈센의 다음은 훈센이다”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장남인 훈마넷에 대해선 “훈마넷은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지만 2028년·2029년 혹은 2030년까지는 기다려야 총리직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권력 세습’이란 비판을 의식한 듯 훈센 총리는 “캄보디아에는 권력 이양 시스템이 없고 오직 선거만이 훈마넷을 총리로 만들 것”이라며 “그의 아버지가 여전히 (총리로) 일하고 있는데, 어떻게 아버지로부터 권력을 잡겠느냐”고 설명했다.

1985년 33세의 젊은 나이로 권좌에 오른 훈센 총리는 35년째 집권하며 아시아 현존 최장수 총리이자 대표적인 동남아시아의 ‘스트롱맨’으로 꼽힌다. 30년 넘게 장기집권한 훈센 총리가 걸어온 길에는 1997년 유혈 쿠데타·치밀한 정치적 계산·부패·야당탄압과 언론통제 등의 비판으로 얼룩져있다.

특히 현재진행형인 야당탄압과 언론통제는 최근 반역죄로 기소된 켐소카 전(前) 캄보디아구국당(CNRP)의 재판을 둘러싸고 더욱 가열되고 있다. 일부 외신을 비롯해 야당에 우호적인 언론·언론인에 대한 정부의 탄압과, 켐소카 전 대표의 재판 방청석을 제한해 사실상 기자들의 출입을 막은 것이 대표적이다.

논란을 의식한 듯 훈센 총리는 이날 언론을 달래며 집안 단속에 나서는 모양새였다. 훈센 총리는 이어진 연설에서 “기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침해해선 안되며, 사실을 왜곡해서도 안된다. 자신의 일을 하는데 전문가가 되어라”라고 당부했다.

가짜뉴스, 가짜 언론인이 국내 분열을 획책한다고 지적한 그는 “기자는 정부와 시민들 사이 다리 역할을 해야한다. 가짜뉴스와 싸우고 사실을 보도하는 기자들에게 고맙다”며 각급 기관들에게 “기자를 적이 아닌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로 여기고, 대화하라”고 강조했다.

훈센 총리가 언론인들의 법정 소송을 돕기 위해 개인 변호사를 제공하겠다고 밝히며 다시금 “언론인들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달라”고 당부했으나 장기집권과 야당탄압으로 인한 국제적인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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