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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미국 주도 ‘호르무즈 해협 공동방어’ 참여 놓고 갈림길

정부, 미국 주도 ‘호르무즈 해협 공동방어’ 참여 놓고 갈림길

기사승인 2020. 01. 1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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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미 국무, 강경화 외교에 호르무즈 해협 한국 파병 사실상 요청
"모든 국가, 공동 노력으로 호르무즈·중동 안정 기여해야"
강경화 "다각도 검토"...일, 자위대 파견 결정, 한국 입지 좁아져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의 한 호텔에서 가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한·미,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의 미·일, 그리고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호르무즈 문제와 관련한 미국 측의 구상과 참여국들에 관해 상세히 설명했다고 강 장관과 일본 정부가 전했다. 사진은 한·미·일 외교장관이 회담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사진=폼페이오 장관 트위터 캡쳐
한국 정부가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해협 공동 방어 전략에 참여할지를 놓고 갈림길에 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한국의 파병을 사실상 요청했고, 일본 정부가 중동 지역에 자위대 파견을 결정해 한국 정부의 입지가 좁아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의 한 호텔에서 가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한·미,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의 미·일, 그리고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호르무즈 문제와 관련한 미국 측의 구상과 참여국들에 관해 상세히 설명했다고 강 장관과 일본 정부가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강 장관과의 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이 위태해지고 불안정이 야기되면 유가가 상승하고, 국제경제 전체적으로 파급효과가 커 모든 나라가 영향을 받게 된다는 측면을 들어 모든 국가가 공동의 노력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나 중동 정세 안정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에 강 장관은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기업 보호이며, 우리 석유 관련 제품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이 지역의 안정이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하다’며 ‘이러한 지역 정세 안정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을 지금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현 상황을 설명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란과의 갈등 등 중동 정세 악화와 맞물려 ‘모든 국가의 공동 노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공동방위’ 동참을 사실상 한국에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외교장관회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의 한 호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외교부 제공
강 장관은 한·미, 한·미·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연쇄적으로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파병에 대한 미국의 직접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많은 경제적인 스테이크(stake·이해관계)가 걸린 나라들은 다 기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본 입장을 갖고 있다”며 “우리가 70%의 원유 수입을 그 지역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그런 뜻에서 한국도 큰 관심을 갖고 기여해야 하지 않느냐는 그러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 문제에 관해 범정부,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원의 논의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제했지만 그의 발언은 미국의 요청에 응하는 쪽으로 사실상 의사 결정을 했고, ‘기여’하는 방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US Japan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인근 알링턴의 국방부 청사(펜타곤)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과의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 자위대의 중동 파견 결정을 환영했다고 말했다./사진=알링턴 AP=연합뉴스
미국과 일본은 외교장관 회담과 별도로 이날 워싱턴 D.C. 인근 알링턴의 미 국방부 청사(펜타곤)에서 국방장관 회담을 하고 일본 자위대의 중동 파견 결정과 북한 비핵화 문제에 관해 논의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에게 “일본이 자위대 파견을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며 “우리는 해상 안전보장상의 목표를 위해 앞으로도 정보 공유를 계속하고, 중동에서의 활동 협력을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고노 방위상은 에스퍼 장관에게 일본 정부가 2019년 말 결정한 민간 선박의 안전 확보를 위한 자위대의 중동 파견에 관해 설명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고노 방위상은 기자회견에서 “중동은 일본이 수입하는 원유가 대부분 통과하는 지역이라서 정보 수집을 확실하게 강화하는 정부의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동맹국으로서 미국과 여러모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는 보도자료에서 미·일 국방장관이 중동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이 지역의 해상 안보 목표를 진전시키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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