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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방어 나선 ‘삼성·현대·KB·DB’ 손보사 수장…경영스타일도 ‘4인4색’

실적방어 나선 ‘삼성·현대·KB·DB’ 손보사 수장…경영스타일도 ‘4인4색’

기사승인 2020. 01.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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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4 올 경영전략 들여다보니
삼성 카카오와 디지털손보사 설립
현대 네이버와 손잡고 핀테크 시도
KB 서초에 요양시설 2사업장 오픈
DB AI·로봇TM 도입해 비용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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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4’ 손해보험사 실적이 일제히 하락했다. 자동차·실손보험 수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직격탄이 됐다. 유례없는 실적하락에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수장들도 비상경영에 나서는 분위기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은 디지털 손보사를 설립하는 한편, 양종희 KB손보 사장은 프리미엄 요양사업을 본격 확장했다.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과 김정남 DB손해보험 사장은 ‘디지털 영업채널’을 강화해 중장기적으로 비용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손보사의 지난해 실적 하락폭이 3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상위 4개사 중 삼성화재의 하락폭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잠정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37% 가량 하락한 6785억원으로 추정된다. 현대해상과 DB손보의 당기순이익 하락폭도 각각 30%, 27%에 이른다. 비상장사인 KB손보는 3분기 누적 기준으로 23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는데, 전년동기 대비 10% 가량 내려앉았다. 4분기 실적을 더하더라도 실적이 전년보다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다.

올해도 경영환경은 어둡다. 지난해 실적악화의 핵심원인으로 꼽힌 자동차·실손보험료가 소폭 인상됐지만, 마이너스 수익에서 겨우 벗어난 수준이다. 출혈경쟁이 있을 만큼 포화된 보험시장과 저금리 장기화도 걸림돌이다. 주요 손보사 수장들이 한목소리로 ‘비용절감·경영효율화’를 강조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매개체는 ‘디지털’이다. 영업채널을 디지털 시스템으로 무장해 중장기적으로 경영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디지털 트렌드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은 단연 삼성화재다. 최 사장은 차별화된 사업 기획으로 승부수를 걸었다. 보험업계와 대형 플랫폼 기업 간 협력사업이 서비스별로 이뤄졌다면, 삼성화재는 더 나아가 독립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추진한다. 카카오가 국내 최고 영향력을 자랑하는 플랫폼인 만큼, 위치추적·메신저 기능 등을 활용한 다양한 보험사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금융당국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고객들은 모바일을 통해 필요할 때 편리하게 맞춤형 보험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현대해상은 다양한 사업시도를 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박찬종 공동대표가 사임한 뒤, 이 부회장은 올해 처음으로 단독경영체제를 맞는다. 어깨가 무거워진 만큼 안전하고 보수적으로 디지털 사업에 접근하고 있다. 특정 사업체에 머물지 않고 잠재력 있는 사업군과 여러 사업시도를 해보는 방식이다. 카카오에 이어, 최근에는 네이버와 손을 잡았다. 네이버 인공지능(AI) 플랫폼 ‘클로버’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아직 IT업계 플랫폼 선두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네이버, 카카오뿐만 아니라 핀테크와 협력하며 다양한 사업시도를 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KB손보는 블루오션 ‘요양사업’에 뛰어들었다. 도심형 프리미엄 요양시설을 설립하고 보험과 연계해 디지털을 접목시킨 종합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해 위례 빌리지를 첫 개소한 데 이어, 내년 3월중 서울 서초에 2사업장을 설립한다. 보험업계 성장 걸림돌로만 여겨온 ‘고령화’ 트렌드를 사업대상으로 역발상하면서, 차별화된 사업전략을 구상하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취임 후 양 사장은 헬스케어 사업을 강조해왔다. 요양사업은 중장기적 안목이 필요한데, 양 사장이 올해 ‘3연임’에 성공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KB손보 관계자는 “요양사업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신규 비즈니스와 서비스 모델 개발을 추진해 종합 시니어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내년 초 서초구 우면동에 2번째 사업장을 설립할 예정이며 3번째 사업장은 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DB손보는 비용절감을 위한 디지털 사업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AI기반 스마트콘택트센터, 로봇자동화(RPA) 시스템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 보험 가입상담부터 계약체결까지 모든 과정을 AI와 로봇 텔레마케터(TM)로 진행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면서도 인건비를 줄이는 일거양득 사업이란 평이다. 김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불투명한 한계채널을 효율화해나가겠다”며 “위기의식 공유를 통해 관리비 절감을 실천하고 스마트콘택트센터 구축과 AI를 활용한 신 판매채널 개척 등 업무 자동화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손보업계 경영악화가 자동차·실손보험으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자사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없다는 지적이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유례없는 경영환경 악화로 자동차·실손보험 보험료 인상을 10% 이상 올려야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당국 눈치때문에) 쉽지 않았다”라며 “당국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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