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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준호 “달라진 현장, 선임자로서의 역할은 후배들과의 교감”

[인터뷰] 정준호 “달라진 현장, 선임자로서의 역할은 후배들과의 교감”

기사승인 2020. 01. 2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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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호
정준호/제공=롯데엔테테인먼트
배우 정준호가 영화 ‘히트맨’(감독 최원섭)을 통해 4년만에 스크에 복귀했다. 그사이 현장의 분위기와 시스템은 많이 변화했다. 그 속에서 제 몫을 해내는 후배들의 모습에 놀라웠다. 선임자의 위치해서 무게를 잡기보다는 후배들을 응원해주고 배우며 함께 이끌어가는 현장에 또 다른 즐거움과 재미를 배웠다.

정준호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히트맨’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랜만에 현장에 복귀한 소감과 함께 호흡을 맞춘 권상우, 자신을 둘러싼 ‘정계 진출설’ 등을 솔직하고 유쾌하게 털어놨다.

‘히트맨’은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국정원을 탈출한 비밀 프로젝트 방패연 출신 전설의 암살요원 준이 연재하는 작품마다 실패하자 술김에 자신의 과거가 담긴 웹툰을 올리고, 그로인해 초대박이 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정준호는 극중 전설의 국정원 악마교관 덕규 역을 맡았다.

2016년 영화 ‘인천상륙작전’ 이후 4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그는 “오래 헤어진 친구를 다시 만난 느낌, 신인의 마음처럼 긴장 돼 있었다”며 첫 현장에 나간 소감을 전했다.

“정들었던 영화로 오니 빠르게 변해가고 그 안에 여러 가지 롤이 바뀌었더라고요. 최저임금, 노동시간 등도 달라져 ‘현장이 경직 돼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현장에 있는 배우, 스태프들은 빠르게 적응하고 있더라고요. 우리나라 민족은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빠르게 적응하고 대처를 해요. 어느덧 저도 선임자 위치가 돼 세월이 많이 지났구나를 느꼈죠.”

정준호는 선임자로서 말 보다는 지갑을 많이 열어야 한다며 웃음을 지었다. 선임자 위치에서 연기에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장을 원활하게 이끌어가고 선후배의 교감, 제작자간의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어려운 현실이 있으면 제작자와 이야기해 환경을 바꾸고, 여러 분야의 의견을 잘 조합해 회식을 해서 푸는게 선배의 입장 같아아요. 현장에 오면 할 일이 많아져요. 지갑은 자꾸 열리고 할 일은 많아지고 쌓이는 영수중, 결제는 계속 올라가고 그런 현실인 것 같아요.”

정준호
정준호/제공=롯데엔테테인먼트
‘히트맨은’ 그동안 그가 출연해온 코미디 영화, ‘두사부일체’ ‘가문의 영광’ 등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음을 느꼈다. 코미디 호흡이 예전보다 많이 빨라졌고, 카메라 테크닉 연출 기법 등으로 보여줬던 코미디가 아닌 지금을 살아가는 현실의 이야기를 가볍게 극에 녹였다는 게 놀라웠다.

“사회 흐름 속에서 현실을 살아가며 느끼는,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영화에 잘 접목하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같아요. (‘히트맨’) 영화의 포인트는 웃음이에요. 우리의 삶과 비슷하게 고난과 역경, 꿈을 꾸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잖아요. 그런 외로움 속에서 준(권상우) 역시 가정을 지키고 꿈을 이뤄요. 가족 하나 지키는게 최소한의 꿈이고, 그 꿈을 따라가는 모습을 담은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정준호는 코미디 장르를 잘 소화하려면 ‘감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골프를 치다 채를 놓는 순간 자주 치는 사람을 따라갈 수가 없잖아요. 감을 잃고 다시 찾는데 오래걸려요. 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적절한 시간대 움직여줘야 하죠. 늘 익숙해져 있지 않으면 (현장을) 떠났다 다시 오면 낯선 스태프, 연기자들과 호흡한다는게 어려워요. 마치 결혼해서 부부가 같이 사는 어색함과 똑같아요. 시간과 열정을 투자해야 하고 연기자는 늘 준비를 많이 해야해요.”

그러면서 정준호는 권상우의 코믹 연기를 극찬했다. “이번 작품은 액션이면 액션, 짠내면 짠내 등 권상우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된 작품인 것 같아요. 준은 집에서 아내한테 잡혀 살고 큰 능력도 없어요. 현실에서 살아가는 짠내나는 남자들의 연기를 잘 했어요. 또 몸을 사리지 않아 걱정했죠. 욕심이 많아 자기만족이 안 되면 끝까지 하더라고요. 이 영화에 대한 준비 자세가 엄청났어요.”

최근 몇 년간 정준호를 따라다니는 건 ‘정계 진출설’이다. 정치적인 문제라 예민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그는 “설만 따지면 아마 지금쯤 5선 의원일 것”이라며 유쾌하게 털어놨다. 홍보대사를 100개 넘게 하고 있는 건 ‘정준호식 참여 정치’라며 선을 그었다.

“홍보대사를 100여개 정도 하는 것도 솔직히 제 이미지를 관리하는 것이고, 제 팬을 관리하는 거예요. 활동을 하다 보니 우리처럼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 지방의 작은 축제에 가 인사하고, 사진이라도 찍어드리면 반가워하시고 좋아해주세요. 일정 때문에 직접 못 찾아가 화환을 보내면 그 앞에서 사진 찍고 기뻐하시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받은 사랑을 이렇게라도 돌려 드릴 수 있구나’ 싶었죠. 이렇게 영화가 나오면 ‘정준호 씨가 우리 홍보대사인데 영화 보러 가자’ 하실 수 있으니 지역에 좋은 일도 해가면서 제 관리도 하고 상부상조죠.”

하지만 과거에 지역 주민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정계진출에 대해 생각도 잠시 했었다. 하지만 자신이 걷고 있는 배우의 길을 가는게 맞다고 판단해 ‘메신저 역할’만 하기로 결심했다.

“예전에는 나 역시 그런 이야기를 듣다보니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배우는 배우의 갈 길을 가는 것이 맞는 것 같더라고요. ‘홍보대사를 통해 정치를 전공으로 하시는 분들에게 지역 분들의 이야기를 직접 전달해주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커졌죠. 정준호식 정치는 홍보대사를 열심히 하는 거죠. 그게 정준호식 참여 정치고, 전 그쪽으로 가야할 것 같아요. 선거에 나가는 정치는 아니에요.”

정준호
정준호/제공=롯데엔테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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