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취재뒷담화] 매번 ‘유력 인수후보’ 우리금융, ‘비은행 확보’ 서두르지 않는 이유

[취재뒷담화] 매번 ‘유력 인수후보’ 우리금융, ‘비은행 확보’ 서두르지 않는 이유

기사승인 2020. 01. 21.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우리금융지주는 금융사가 매물로 나올 때마다 유력 인수 후보로 언급되곤 합니다. 은행 수익비중이 90%에 가까운 우리금융에 비은행 계열사가 필요하다는 것은 시장 참여자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기 때문이죠. IB업계에선 우리금융의 딜 참여 가능성만으로 흥행을 이끌 수 있다는 시각에 일부러 소문을 퍼뜨린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비은행 확보가 절실한 우리금융이지만 정작 인수전이 시작되면 신중한 모습을 보입니다. 올해 첫 ‘빅딜’로 꼽히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서도 우리금융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지만 정작 예비 입찰 뚜껑을 열어보니 참여하지 않았죠.

우리금융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데에는 비은행 강화 자체도 중요하지만 ‘증권사가 먼저’라는 전략 때문이죠. 은행 의존도가 높은 우리금융 입장에선 수탁 기능이 큰 보험사보다는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증권사를 확보하는 게 더 시급합니다. DLF와 라임펀드 사태로 은행들의 입지가 더 위축된 만큼 증권사의 필요성이 더 커졌습니다.

지금 우리금융은 지난해 지주사 전환 이후 위험자산 평가 기준으로 금융권 평균 데이터를 활용하는 표준등급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자체 기준인 내부등급법보다 자기자본비율이 저평가되는데, 이 부분도 인수전 참여를 신중하게 하는 이유입니다. 만일 다른 금융사 인수에 단독으로 참여했다가 정말 매력적인 증권사 매물이 나왔을 때는 자본 여력 문제로 타이밍을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금융은 증권사 중에서도 대형 증권사 인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민영화 전에 보유하고 있던 우리투자증권(NH투자증권)도 업계 1~2위를 다투던 대형 증권사였죠. 이 정도 규모는 돼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은행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문제는 마땅한 매물이 없다는 점입니다. 우리금융이 원하는 정도의 대형사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입니다. 그나마 삼성증권의 경우 ‘금융계열사 정리설’이 꾸준히 나오면서 물망에 오르고는 있지만 이 또한 아직까진 소문에 불과합니다.

이에 우리금융은 롯데카드나 아주캐피탈 사례처럼 지분투자 방식으로 장기적인 비은행 계열사 인수 플랜을 짜고 있습니다. 특히 푸르덴셜생명의 경우도 예비입찰은 끝났지만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금융이 신한금융·KB금융과의 리딩금융그룹 경쟁에 한발 다가서기 위해선 비은행에서도 유의미한 수익을 창출해야 합니다. 금융지주로서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는 얘기죠. 앞으로 우리금융이 어떤 M&A 전략을 세울지, 비은행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