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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이정현 의원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판갈이’ 돼야 미래 있다”

[특별인터뷰] 이정현 의원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판갈이’ 돼야 미래 있다”

기사승인 2020. 01. 2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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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때 당 대표 내려놓고 '뼈저린 성찰'
4·15 총선 겨냥 '새로운 정치세력화' 주창 큰 주목
"국민, 지역·세대·계층·남녀·이념 초월 새정치 열망"
"젊은층, 전문가, 다분야로 정치주체 바꿔야"
이정현 의원 특별인터뷰6
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23일 아시아투데이와의 특별인터뷰에서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정치권이 ‘판갈이’ 돼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 정재훈 기자 hoon79@
4·15 총선 전쟁이 시작됐다. 2020년대 들어 국민의 일꾼을 뽑는 첫 선거다. 21대 국회의원 선거는 대한민국의 미래와 명운을 결정짓는 정치사적 의미가 남다르다.

새로운 21세기가 돼 스무해를 넘겼지만 아직도 대한민국의 정치판은 20세기의 악습을 반복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탄핵 당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지 불과 3년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와 정치권, 우리 사회 전반이 불행한 대통령 탄핵 사태 이전과 이후에 얼마만큼 달라졌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래서 오는 4월 총선은 대한민국 정치판을 본질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역사적인 분기점이다. 21대 총선을 83일 앞둔 23일 이정현 무소속 의원(3선·62·순천)을 만나 이번 총선의 의미와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보수정당의 불모지인 호남에서 30년 가까이 온 몸으로 지역주의와 맞서 싸워 가면서 3선까지 오른 이 의원은 보수 집권 여당에서 호남 출신 첫 당 대표까지 올랐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를 겪으면서 이 의원도 크나큰 정치적 시련기를 겪고 있다. 3년 간의 뼈저린 성찰과 민의 수렴, 정치 비전에 집중했던 이 의원이 4월 총선을 겨냥해 목소리를 본격적으로 내기 시작했다.

시련을 겪을수록 더 강해지는 이 의원의 ‘정치적 근성’이 이번 4월 총선 과정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국민적 관심이 적지 않다.

-최근 새로운 정치세력화를 주창하고 있는데 무슨 의미인가?

“정치 주체를 바꿔야 한다는 말이다. 젊은 그룹과 현장 전문가 그룹,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서 국회에 대표를 보내는 실질적인 대의제가 돼야 한다고 본다.”

-지금 국회가 그렇게 구성돼 있지 않은가?

“그렇다. 지금은 크게 보면 운동권 그룹과 엘리트 그룹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한·미, 한·일 외교가 야단인데 외교관이 한 명도 없고 4차 산업 혁명이 대세인데 과학자 그룹이 별무다. 경제전문가도 거의 없고 특히 20대는 전무하고 30대도 각 당 한 명씩이다. 미래세대들의 문제를 제대로 다룰 수가 없다. 한마디로 국민수준과 시대변화에 맞는 정치인을 우리 국회는 갖고 있지 못하다.”

-어느 나라나 다 그런 것 아닌가?

“다른 나라가 어떻든 상관 없다. 시대가 바뀌면 정치인들도 바뀌어야 한다.”

-그래서 물갈이를 하고 있지 않나?

“30, 45, 50% 심지어 64%까지 물갈이를 해도 정치는 변하지 않는다. 지금은 물갈이가 아니라 판갈이를 해야 한다.”

-판갈이를 한적이 있나?

“쟁쟁한 독립운동가들, 산업화 세력들, 민주화 세력들도 시대적 과업을 이루고 나면 전부 역사의 뒤안 길로 물러 났었다. 이제는 민주화 팔이, 산업화 팔이를 하는 정치 시대를 넘어서야 한다.”

-그럼 어떤 시대가 돼야 하는가?

“수직의 컴퓨터 시대를 넘어 수평의 스마트폰 시대다. 세대와 지역과 이념과 계층을 다 넘어서 각자가 특성을 지닌 앱 시대다. 누구나 똑같이 존중되고 선택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 공정은 기본이다. 새로운 정치세력이 미래지향적인 정책으로 대한민국 미래를 열어가게 해야 한다.”

-이념적 지형은 어떻게 해야 하나?

“진보 보수를 구분하기가 힘들다. 미·소 냉전 붕괴 이후 사실상 구분의 실익도 없다. 이제는 한 당 안에 진보와 보수가 함께 공존공생 해야 한다. 나는 이것을 ‘캐치올 파티’(catch-all party·국민 전체를 대표하는 정당)라고 부른다. 포괄정당이다. 어떤 이는 보수 40%, 진보 40%, 중도 20%라고 본다. 난 10대 10대 80이라고 말한다. 솔직히 종북 좌편향은 2% 즉 100만명도 안 된다고 본다. 지나치게 이념 대결을 펼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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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23일 아시아투데이와의 특별인터뷰에서 “우리 국민들은 지역과 세대, 계층, 남녀, 이념을 초월한 새정치를 열망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 정재훈 기자 hoon79@
-이번 총선 전망과 이슈는?

“정권 심판이다. 대세가 될 것이다. 오는 3~4월쯤 되면 실정과 과오들이 봇물을 이룰 것이다. 지지율이 떨어지고 여권 내 자중지란도 전망된다. 권세가 상당히 무력화 될 가능성이 높다.”

-예상 구도는?

“새로운 정치 세력과 나머지 세력 간 대결이 될 것이다. 나머지 세력은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기타 당들이다.”

-정권심판을 대세로 보는 이유는?

“정권이 유례없이 오만하다. 법치와 인사와 조세, 문란이 조선시대 3정 문란을 연상케 한다. 총선에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청와대와 여권이 무리수를 잇따라 두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 여당인 민주당 지지율이 높다. 심판론이 일겠는가?

“이 정부 실정은 사건이 아니다. 국정의 근본을 흔들고 있다. 터지면 연쇄적일 가능성이 높다. 힘 있을 때 국민을 편 갈라 놨는데 오히려 부메랑이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근거에서 심판론이 먹힐 것으로 보나?

“행정부는 물론 사법부와 준사법 기관인 검찰, 국회, 언론, 선관위는 물론 시민단체에서까지 예전에는 한 번도 본적이 없는 희한한 일들이 일어난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하게 돼 있다. 청와대 중심 국정 운영의 후유증이 클 것이다. 또 중립적이고 독립적이어야 할 기관들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나치게 훼손시켜 왔다. 대부분의 비판·견제의 감시기구를 권력 시녀화 했다. 결국 무소불위의 권력이 제 발 등 찧는다.”

-문재인정부가 왜 총선 승리에 집착한다고 보나?

“정권 연장과 개헌을 추진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이미 밝혔다. 보수를 궤멸시키고 20년 집권을 위해 지역구 240석, 비례 20석 등 모두 260석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근본적인 체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개헌은 어떤 방향으로 추진한다고 보나?

“자유를 뺀 민주주의와 4년 중임 대통령제로의 개헌이 될 것이다. 대통령 권한을 강화할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여권이 180석 이상을 확보하면 바로 개헌에 돌입할 것이다.”

-그럼 야당은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나?

“한국당이 총선 이전에 정비 돼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단계적으로, 전지역 완전 자유경선을 한다면 약간 흥행을 할 수도 있다. 누가 누구를 공천하는 방식으로는 공천 승복을 받아내지 못하고 분열 된다. 한국당이 완전히 변해서 새로운 정치세력화를 하기전에는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다. 90%이상 판을 간다는 각오로 나서야 한다. 총선 이후 정치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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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23일 아시아투데이와의 특별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의 정치 주체를 젊은층, 현장 전문가, 다양한 분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정재훈 기자 hoon79@
-제 3당의 출현 가능성은?

“지금까지의 정당들과는 전혀 다른 제 3당의 출현이 예상된다. 젊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일 것이다. 현인 그룹들이 모여 전폭적으로 지지선언을 하고 새로운 정치를 희망하는 국민들이 지역과 세대와 계층과 남녀와 이념을 초월해 잇따라 지지선언을 하게 되면 판도가 변하는 큰 바람이 일 것이다. 가히 새로운 정치세력에 의한 선거혁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기에는 선거가 너무 촉박하지 않나?

“시간은 충분하다. 민정당과 민한당이 제 1,2당인 시절에 신민당은 선거 25일을 남기고 창당해 돌풍을 일으켰다.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이 그 때와 비슷하다. 기존 정치권이 크게 바뀌기를 원하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민주당과 한국당, 그리고 새로운 정치세력을 제외하고는 어느 당도 주목 받기 어렵다. 새로운 정치세력화에 조건 없이 합류해 서포터가 된다면 상황은 또 달라 질 수 있다. 하지만 그 분은 꿈이 크기 때문에 쉬운 결정이 되지 않을 것이다.”

-다른 대선 주자들도 마찬가지 아닌가?

“그것이 작지 않은 우리 정치권 문제다. 정치개혁을 주도하면 너나 없이 대선 주자 반열에 오른다. 그리고 창당을 한다. 그것 때문에 정치개혁이 늘 실패한다.”

-그 점은 이 의원도 마찬가지 아닌가?

“다르다. 내 입장에서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시급하고 중요하다. 나는 서포터다. 나도 당 대표를 지냈으니 PGA로 말하면 챔피언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미래세대들을 위해 기꺼이 캐디백을 메고 방향을 제시해 주고 싶다. 밑바닥부터 정상까지 올라 본 경험을 토대로 박항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다.”

-어느 지역에 출마하나?

“현 정부를 심판하는 상징적인 서울 몇 군데를 마음에 두고 있다. 지금은 나 보다 새로운 정치세력화가 우선 관심사다.”

-보수대통합에 대한 입장은?

“인위적인 대통합은 임시방편이다. 성공하기가 어렵다. 극단적인 집단을 제외하고 국민은 이미 통합돼 있다. 파벌과 보스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야심을 위해 보수 세력과 보수 정치인들을 동원하고 이용한다. 이들을 무시해 버리면 진정한 민주 국민은 하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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