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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라이프’ 통 큰 베팅 조용병, 신한지주 ‘옥동자’로 키워낼까

‘오렌지라이프’ 통 큰 베팅 조용병, 신한지주 ‘옥동자’로 키워낼까

기사승인 2020. 01.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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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교환으로 완전 자회사 편입
KB에 내준 리딩뱅크 탈환 승부수
업황 악화 속 '성공적 통합'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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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와의 주식교환을 진행해 그룹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이제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 간 성공적 통합을 완성하기 위한 험로의 선봉에 섰다. 조 회장의 지휘 하에 신한금융의 통합 생보사가 저금리로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업황과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잡음을 딛고 신한금융의 귀한 ‘옥동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오렌지라이프가 지난 10일 주주총회에서 포괄적 주식교환을 승인함에 따라 이날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1388만2062주를 장외처분 방식으로 교환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주식 교환이 마무리되면서 28일자로 오렌지라이프는 신한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지주의 오렌지라이프 인수는 KB금융에 내준 리딩뱅크 탈환을 위한 조 회장의 승부수였다. 이를 통해 조 회장은 지주 회장으로서의 발판을 굳건히 하며 임기 후반부를 맞이할 수 있었고, 최근 연임에도 결국 성공했다. 다만 조 회장이 지나치게 높은 값에 오렌지라이프를 산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 인수에 쏟은 금액을 모두 합치면 3조 3000억원가량이다.

오버페이라는 시장의 평가에도 심혈을 기울여 인수에 성공한 만큼, 조 회장은 양사를 성공적으로 통합함과 더불어 생보업계를 이끌 효자 자회사로 키워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갈 길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재 저금리로 생보업계의 업황 자체가 좋지 못하다. 오렌지라이프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보다 20% 줄어든 2115억원, 신한생명도 같은 기간 15% 감소한 1097억원을 기록했다. 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어서 반등도 쉽지 않다.

게다가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은 업계에서 각각 중·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만큼, 이들이 통합 후 상위사와 어깨를 견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도 미지수이다. 두 회사의 자산을 단순히 합계하면 업계 4위까지도 가능하다는 계산이지만, 어디까지나 시너지를 발휘한다는 전제 하에서다.

또한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 간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협화음을 최대한 줄이는 것도 중요 과제로 꼽힌다. 두 기업은 영업채널부터 조직문화에 이르기까지 차이가 크다. 최근에는 오렌지라이프의 강점인 20~30대 남성 설계사들의 이탈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필수불가결한 코스인 구조조정도 난항이 예상된다. 이미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가 신한생명 대표로 낙점됐다가 ‘구조조정 전문가’인 정 대표에 대한 신한생명 노조의 강력 반발로 무산된 전력이 있다. 두 회사의 중복된 인력을 정리하는 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반면 신한지주의 매트릭스 체제를 통한 시너지는 기대되는 부분이다. 조 회장은 2017년 취임 후부터 은행과 금융투자 중심이던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에 지주·생명·캐피탈도 참여시켜 해외 IB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투자금융(GIB) 매트릭스 조직을 구축하는 데 매진해왔다.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 두 회사가 통합해 운용자산의 덩치를 키운다면, GIB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만큼 신한생명과의 통합을 위한 큰 산을 넘은 것”이라며 “일각에선 비싸게 샀다는 평가가 있는 만큼 두 생보사를 통합해 얼마나 시너지를 내느냐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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