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트럼프 ‘중동평화구상’ 발표, 선거 앞둔 네타냐후 힘 실어 주기일까

트럼프 ‘중동평화구상’ 발표, 선거 앞둔 네타냐후 힘 실어 주기일까

기사승인 2020. 01. 29. 15:3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정착촌 인정과 동예루살렘에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제안을 골자로 한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 시기가 오는 3월 이스라엘 총선을 앞둔 벤자민 네타냐후 총리에 힘을 실어주려는 속내가 담겨있다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분석가들은 이번 중동평화구상 발표의 시기가 오는 3월 2일 예정된 이스라엘 총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발표가 부패 스캔들과 지지율 하락 등으로 정치생명 최대 위기에 빠진 네타냐후 총리와 탄핵 위기에 빠진 트럼프 대통령 양측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주장이다.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오마르 라만 연구원은 “발표 시기가 정치적, 법적 문제와 임박한 선거를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양측 모두에 적절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다리아 쉔들린 정치 분석가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단기적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산만하게 했다”며 “네타냐후 총리는 언론이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워싱턴과의 외교 분야를 집중해 주길 희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나의 정치적 적수들이 이 문제로 나의 역사적 행보를 방해하도록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 의회인 크네세트에 면책특권 요청을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의 협상이 이뤄지는 동안 향후 4년간 요르단강 서안에 새로운 정착촌을 건설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과, 팔레스타인이 동예루살렘 일부 지역에 수도를 포함한 국가를 건설할 수 있게끔하는 내용을 담아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양측 주장을 일정 부분 수용한 것으로 보이도록 했다. 하지만 세부사항을 보면 이스라엘의 요구를 대부분 들어줘 노골적인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펼쳐오던 트럼프가 또 한번 노골적으로 이스라엘의 편에 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발표 과정에 네타냐후 총리의 정적인 이스라엘 중도 야당 청백당의 베니 간츠 대표도 초청해 ‘네타냐후 밀어주기’라는 의혹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 점도 주목했다. 쉔들린 분석가는 “(간츠를 초청한 것이) 네타냐후로써는 간츠가 고위급 외교에 관여할 수 있는 수준의 정치인처럼 보일 수 있는 리스크를 감안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