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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태임 해피맘 총본부 회장 “여성의 힘으로, 어머니가 행복한 세상을”

[인터뷰] 조태임 해피맘 총본부 회장 “여성의 힘으로, 어머니가 행복한 세상을”

기사승인 2020. 02.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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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맘 아카데미'로 여성 취업·창업 지원…중요한 것은 자신감·자긍심을 심어주는 것"
조태임 사단법인 해피맘 회장 인터뷰4
조태임 사단법인 해피맘 총본부 회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해피맘 사무실에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정재훈 기자
“여성이 행복해야 가정이 안정되고, 그로 인해 사회가 안정되며, 이러한 사회 속에서 국가가 발전한다. 국민이 잘사는 나라는 가정의 중심인 가정주부의 힘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그 때문에 이들이 공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해피맘 사무실에서 만난 조태임 세계부인회총연합회 회장 겸 사단법인 해피맘 총본부 회장은 ‘해피맘의 목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중앙대학교 사범대학 가정교육과를 졸업한 조 회장은 1980년대 한국부인회 소비자위원으로 여성·소비자 운동을 시작해 △2012년 한국부인회총본부 회장 △2014년 금융감독원 금융자문위원회 자문위원과 대한민국경찰위원회 경찰위원 △2015년 한국여성인력개발센터연합 회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한국 여성 인권 운동의 ‘대모’다.

조 회장은 최초의 민간여성·소비자단체 의장으로 활동하다가 2018년 임기를 마친 후 사단법인 ‘해피맘’이라는 단체를 발족했다. 해피맘은 현재 전국 17개 시·도 지부와 조선족·다문화 지부, 200여개의 지회, 100여개 센터에 이를 정도로 성장해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을 돕는 봉사 활동으로 이름을 알려왔다.

한국여성인력개발센터연합 회장을 역임한 조 회장은 경력단절 여성들과 교육의 기회 없이 산업사회를 거친 가정주부들이 재취업·창업할 수 있도록 교육해왔다. 2015년 한국여성인력개발센터연합은 20만여명의 여성을 교육했고, 이중 10만여명의 취업자와 창업자를 배출해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은 조 회장은 같은 해 7월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우리 함께 해요’는 대한민국 가정주부를 단합하게 만드는 해피맘 운동의 슬로건”이라며 “그동안 소외돼왔던 가정주부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이들을 정치에 참여하도록 해 국민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조 회장의 얼굴에선 여성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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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임 사단법인 해피맘 총본부 회장이 지난달 18일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사무소에서 열린 ‘사단법인 해피맘 한국어 문해교육 전문가 과정’에서 강연을 하는 모습./제공=사단법인 해피맘
다음은 조 회장과의 일문일답.

-회장님께서는 1980년 한국부인회에 가입한 뒤 회장까지 오르셨다. 한국 여성 인권 운동의 ‘대모’라고 불리는데, 해피맘을 설립하게 된 이유는?
“80년대에 여성·소비자 운동을 시작하고 결혼 이주 여성들을 만나왔다. 이 다문화 여성들이 온전히 우리나라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나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산업 사회를 거치며 남녀차별을 받았던 과거 여성들은 대부분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들은 교육에 대한 욕구가 응어리진 채 살아왔다. 교육을 통해 이들에게 자신감과 자긍심을 심어주고 싶었다. 이러한 여성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돕고, 이를 통해 국가 발전을 이루기 위한 취지로 해피맘을 설립했다.”

-‘해피맘’의 이름만 봐도 ‘우리나라 어머니의 행복을 추구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구체적으로 어떤 단체인지 소개해주신다면?
“사단법인 해피맘은 가정폭력·성폭력에 노출된 많은 여성을 구제하고, 그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이를 통해 사회의 안정을 추구하는 단체다. 총 19개 지부에서 가정주부·조선족·다문화 여성들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이들에게 취업을 알선해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가정폭력과 성폭력 등을 소재로 한 영화 제작, 연극·합창단 공연 등 문화 활동과 몽골, 중국, 필리핀 등의 해외 국가와 국제적인 교류도 이어가고 있다.”

-평범한 가정주부였다가 사업가로 변신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면? 또 어떤 사업으로 성공을 하셨는지
“보수는커녕 차비도 받지 않는 것이 봉사 활동이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하고 나니 ‘경제적 자립을 하지 않으면 봉사를 할 수 없겠구나’라고 느꼈다. 그래서 전공 중 배웠던 식품영양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수산물 식품제조가공업을 했다. 나이 들거나 건강하지 못한 탓에 취업하지 못한 여성 15명을 모아 일을 시작했는데, 꽃에 물을 주듯 활력을 불어넣어 주니 이 사람들이 엄청난 힘을 냈다. 이들과 단합하니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래서 이때 여성들의 힘을 알게 됐다.”

-해피맘은 특히 조선족과 다문화 여성에 대한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어떤 계기로 이 같은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되셨는지
“어린 시절 가정부로 조선족 여성이 들어왔었다. 이분이 소리를 잘 듣지 못하셨는데, 우리나라 식당에서 일하던 중 구타를 당해 그런 장애를 얻은 것이었다. 이 사람을 보면서 ‘조선족·다문화 여성들을 돕는, 이들의 어머니가 되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우리나라 가정주부, 다문화·조선족 여성에게 어떤 방법을 통해 지원하고 있는지? 특히 해피맘은 여성 일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해피맘 교육아카데미’의 활동에 대해 소개해 달라.
“무조건적인 물질적 지원을 하진 않는다. 해피맘은 교육아카데미를 통해 스마트 컨슈머·푸드아트테라피 지도자 과정, 폭력예방 상담사 등 15개 민간·국가공인자격증을 개설하고 가정관리사, 산후관리사 등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은 모두 박사 학위 이상의 강사들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실기 수업은 현장에서 활동하는 강사들이 진행한다. 노력의 결실로 이러한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들은 자긍심과 자신감을 갖고 취업과 창업에 도전하며 살아갈 수 있다. 이 외에도 ‘결혼 이주 여성과 친정어머니 맺어주기 운동’을 통해 다문화 여성들이 우리나라에서 존중받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회장님께서 세계부인회총연합회 회장도 맡으시면서 몽골과 교류하는 등 글로벌화도 추진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이뤄낸 성과가 있다면?
“현재 중국, 베트남, 필리핀, 몽골 등 16개 나라와 교류를 하고 있다. 아프리카에도 해피맘 센터가 설립됐으며, 중국은 10개 성에서 해피맘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몽골의 경우 척철마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많은 국회의원이 해피맘 회원이다. 이들의 초청으로 몽골에 가서 ‘해피맘 운동’에 대한 강연을 하기도 했다. 그 후 몽골 오트곤텡게르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받았다.”

-해피맘은 그간 여성 인권 신장과 삶의 질 향상, 가정 행복 지원을 위해 노력해왔다. 회장님께서 해피맘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면?
“‘여성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과거에 대학 교육 이상을 받은 많은 여성이 가정주부다. 이들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해야 한다. 이들을 활용해서 더 많은 여성을 교육함으로써 여성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는 것이 목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어머니의 힘이 중요하다. 어머니의 힘은 나라를 바꿀 수 있다. ‘잘사는 나라, 안전한 나라에서 행복한 어머니’의 세상을 만들고 싶다. 지혜와 열정만 있다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해피맘의 ‘우리 함께 해요’ 슬로건은 이러한 미래를 열자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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