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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마스크 착용 권하면서 구할 수 없게 돼서야

[사설] 마스크 착용 권하면서 구할 수 없게 돼서야

기사승인 2020. 02. 03.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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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이 마스크 대란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는 제조사의 마스크 재고가 3천만개라고 말하지만, 시중의 약국·편의점·마트 등에서는 마스크를 볼 수가 없다. 인터넷에서는 마스크 1장에 5000원까지 한다. 여기에 중국 보따리상까지 가세해 마스크 품귀가 빚어지자 정부 대책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3일 극단적인 마스크 수급불균형 때는 “긴급 수급조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도 제조사의 마스크 재고가 3천110만개이며,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을 면제해서 공장을 24시간 가동, 하루 1천만개를 생산하겠다고 했다. 매점·매석 등은 2년 이하 징역, 5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한다. 정부 말대로라면 시중에 마스크가 충분해야 하지만 사실은 반대다.

우한 폐렴 예방의 첩경은 마스크 착용과 손 닦기다.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진 중국과 달리 한국은 철저한 예방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스크의 수급이 원활해야 한다. 각종 조치들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정부가 마스크를 구매해서 주민센터 등을 통해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중국 보따리상은 한 번에 수십만개를 주문하고, 현금을 수억원씩 가지고 와서 마스크를 쓸어간다고 한다. 마스크 수급사정을 봐가면서 당분간 출국 시 마스크 소지 한도를 정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인터넷 구매나 직구를 통할 경우도 수량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마스크 수급차질 때문에 정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중국에 마스크를 지원한 것까지 시빗거리가 되는 게 아닌가.

우한 폐렴은 단기간에 끝날 질병이 아니다. 3일 기준 중국에서 사망자 360명, 발병자가 1만7000명을 넘었다. 3월~4월이 되면 환절기와 겹쳐 코로나바이러스는 더 확산될 수 있다. 바이러스가 몇 달은 더 간다는 얘기다. 이 난국을 넘으려면 무엇보다 마스크 공급이 원활해야 한다. 마스크 착용을 권하는데 막상 이를 구할 수 없다면 이런 한심한 행정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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