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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염병 차단은 과하다는 소리를 듣는 게 낫다

[사설] 전염병 차단은 과하다는 소리를 듣는 게 낫다

기사승인 2020. 02. 0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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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확산 추세가 심상치 않자 중국은 12개 성(省), 76개 도시에 봉쇄 수준의 초강경 조치를 취했다. 실질적으로 인구 30%에 달하는 4억명의 이동을 제한하는 비상조치를 취한 것이다. 자국민 보호를 위한 중국의 이런 강력한 조치와는 대조적으로 우리 정부가 이 도시로부터의 입국을 제한하지 않는 등 대응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인 23번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지난 2일 롯데백화점 본점, 프레지던트 호텔, 이마트 마포공덕점 등 서울 명동, 서대문, 마포 일대를 15일간 활보한 것으로 지난 7일 확인됐다. 이에 롯데백화점 본점은 7일 당일부터 주말까지 3일간 임시휴업을 결정했는데 1979년 개점 이후 연속 3일 휴업은 처음이라고 한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감염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9일 현재 국내에서 확인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는 25명인데 이들의 증상은 메르스 때와는 달리 중증이 아니고 인공호흡기도 필요 없다는 점이다. 중국 후베이성에서는 단기간에 많은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해서 사망자가 많았지만, 우리는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한다. 이번의 경우 전염병이 퍼지는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확산차단에 만전을 기해야 함은 물론이다.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을 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피해는 이미 여러 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부품이 없어서 자동차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고, 유치원과 초중등학교, 대학교들이 개학을 늦추고 있으며, 각종 모임이 취소되면서 식당들은 개점휴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 정부는 아마도 격리병원 준비, ‘위기’ 경보에서 ‘심각’ 경보로의 격상, 입국 제한 확대 등 여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책들을 검토하고 있을 것이다. 정부가 여러 고려들을 하겠지만 전염병의 경우 차단을 위한 조치는 빠를수록, 또 약간은 과도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 너무 느리거나 미흡한 것보다는 낫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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