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우왕좌왕 中 당국 대응, 국민 극도 분노 초래

우왕좌왕 中 당국 대응, 국민 극도 분노 초래

기사승인 2020. 02. 09. 22:08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향후 후폭풍 심각할 수도
지금 중국 당국은 외견적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 코로나)의 확산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최근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잘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한 게 결코 괜한 것만은 아니다. 게다가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중국이 잘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피력하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기는 어렵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심지어 초창기에 다소 우왕좌왕했던 것을 보면 낙제점을 겨우 면했다고 해도 좋지 않나 보인다. 홍콩 언론과 외신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우선 초기에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보고를 했던 리원량(李文亮) 의사를 처벌한 사실을 꼽을 수 있다. 만약 그의 보고에 귀를 귀울이고 적극 대처에 나섰다면 지금의 사태를 불러오지 않았겠으나 상황은 안타깝게도 정 반대로 흘러갔다. 첫 단추를 잘못 꿰도 한참이나 잘못 뀄다고 할 수 있었다. 마궈창(馬國强)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서기가 사태가 돌이키기 어렵게 됐을 때 초동 대응에 실패했다면서 자책을 한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지 않나 싶다.

훠선산
최근 완공돼 가동에 들어간 후베이성 우한의 훠선산병원. 환자를 치료하기보다는 격리하기 위한 목적의 병원처럼 보인다./제공=홍콩 밍바오(明報).
그럼에도 이후의 대처가 초기의 실패를 만회할 정도로 훌륭했다고 하기도 어렵다. 우한에 훠선산(火神山)과 레이선산(雷神山)병원을 10여일 만에 완공, 부족한 병실 확충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한 조치 등은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말이다. 최근 우한에 급파된 쑨춘란(孫春蘭) 부총리가 환자로 판명될 수 있는 시민들을 가려내기 위해 가가호호 방문해 체온을 재라고 지시한 사실만 봐도 좋다. 현장에서 오히려 바이러스를 더 창궐케 하는 조치라고 반발을 할 정도로 무모한 지시라고 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당국이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고 해야 한다. 정부에 비판적인 쉬장룬(許章潤) 칭화(淸華)대학 법대 교수 같은 이들이 “정부가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면서 시진핑 총서기 겸 주석을 필두로 하는 최고 지도부를 맹비난한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현재 중국의 상당수 국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신종 코로나의 발생을 최초 보고한 죄로 처벌을 받은 후 진료에 진력하다 숨진 리원량 의사를 진심으로 추모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그를 영웅으로 부르고도 있다. 정부에 대한 불신이 그에 대한 추모의 감정을 더욱 불태운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와 관련,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왕징(望京)의 의사 J 모씨는 “당국이 허둥지둥하고 있다. 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어야 한다”면서 그의 죽음에 가슴 아파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는 시간이 문제이지 언제인가는 극복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사회 전반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적지 않게 훼손된 정부에 대한 신뢰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이 지금부터라도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은 굳이 더 이상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 같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