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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보도 중국 시민기자 실종, 격리 확인

‘우한’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보도 중국 시민기자 실종, 격리 확인

기사승인 2020. 02. 1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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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시민기자 천추스, 중국 당국에 강제 격리
우한 병원·장례식당·임시 격리병동 등 우한의 암울한 실상 전세계 알려
제2의 리원량 사태 발생시 중국 당국 책임론·분노 확산 전망
천추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 우한(武漢)에서 ‘우한 폐렴’의 실태를 보도해온 시민기자 천추스(34)가 중국 당국에 의해 강제로 격리됐다고 CNN방송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천추스가 심리 격리병동이 설치된 우한국제회의장을 취재하는 모습./사진=천추스 유튜브 캡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 우한(武漢)에서 ‘우한 폐렴’의 실태를 보도해온 시민기자 천추스(34)가 중국 당국에 의해 강제로 격리됐다고 CNN방송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변호사 출신 시민기자 천추스는 6일부터 실종됐으나 그의 가족은 그가 격리됐다는 당국의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천추스의 친구이자 유명 무술인인 쉬샤오둥(徐曉冬)은 7일 저녁 유튜브 라이브방송을 통해 “천추스가 격리라는 이름으로 구금됐다고 당국이 부모에게 알려왔으며 천추스의 모친이 ‘언제 어디로 간 것이냐’고 물었으나 답변을 거부했다”고 알렸다.

천추스의 격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처음으로 알렸다가 괴담 유포자로 몰렸다가 ‘우한 폐렴’ 감염으로 사망한 리원량(李文亮·34) 사태를 연상시키면서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제2의 리원량 사태가 발생하면 중국 당국에 대한 책임론과 분노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출신인 천추스는 봉쇄령이 내려진 다음날인 1월 24일 우한에 도착했으며 병원과 장례식장·임시 격리병동 등을 돌아보고 촬영한 영상을 온라인에 게시, 우한의 암울한 실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

천추스는 당국에 끌려갈 경우를 대비해 자신의 트위터에 로그인할 수 있는 계정 정보를 한 친한 친구에게 남겼다. 아울러 천추스의 안전을 염려한 친구들과 가족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천추스에게 연락을 취해왔는데 6일부터 천추스가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천추스의 모친은 천추스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온라인의 모든 분, 특히 우한의 친구들에게 천추스를 찾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간청한다”고 호소했다.

천추스의 트위터 계정 정보를 받아뒀던 친구는 “우리는 그의 안전이 걱정되고 실종 상태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점도 걱정된다”고 CNN에 말했다.

CNN은 천추스가 우한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알고 싶어 하는 많은 외부인에게 눈과 귀가 되어주었다면서 그의 카메라가 신종코로나로 인한 고통과 절망을 가감 없이 찍었다고 전했다.

고열로 고생하며 입원하려고 며칠을 기다리다 병원 밖에서 쓰러진 사람, 늘어선 임시 병상에서 산소호흡기를 끼고 누운 환자들 같이 신종코로나의 확산 상황을 있는 그대로 전했다는 것이다.

천추스는 1월 30일 올린 영상에서는 “무섭다. 내 앞에는 바이러스가 있고 내 뒤에는 공안이 있다”며 두려움을 토로한 뒤 “살아있고 이 도시에 있는 한 보도를 계속할 것이다. 죽는 게 두렵지 않다. 내가 왜 공산당을 두려워해야 하나”라고 했다.

그는 칭다오에 있는 부모가 이미 당국의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도 했다.

천추스는 지난해 8월에는 홍콩에서 격화한 민주화 요구 시위를 보도하러 현장을 찾았으며 폭도들의 시위라는 중국 당국의 설명과는 달리 대부분 평화적으로 시위가 진행됐다는 영상을 웨이보에 올렸다.

그의 홍콩행은 당국의 호출로 급작스럽게 종료됐으며 중국에 돌아와서는 여러 부처에서 조사를 받아야 했다.

뒤이어 74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천추스의 웨이보 계정이 삭제됐다. 그러나 천추스는 지난해 10월초 유튜브 영상으로 ‘컴백’을 알리며 계속해서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유튜브는 이날 현재 43만7000여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트위터 팔로워는 25만여명이다.

그는 10월 올린 영상에서는 “표현의 자유는 중국 헌법 35조에 명시된 기본적 시민의 권리”라며 “압박과 방해를 만나더라도 옳은 일이기 때문에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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