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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경영인 조원태’vs‘외부 전문경영인’…예측 힘든 한진칼 소액주주 표심

‘전문경영인 조원태’vs‘외부 전문경영인’…예측 힘든 한진칼 소액주주 표심

기사승인 2020. 02.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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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조현아, 소액주주 잡기 위한 수싸움 심화
주총 전에는 경영권 향배 예측 어려워
35% 수준 소액주주 표심 잡기 위한 주주제안·외부 의결권자문기관 판단 영향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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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KCGI·반도건설과 손잡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의 경영권 다툼이 소액주주들의 표심에 따라 결판이 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액주주 우호지분 확보를 위한 양측의 수(手)싸움이 심화되고 있다.

재계는 양측의 안건이 배당금 확대 등 주주친화정책에서 대동소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이 소액주주 표심을 잡는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3월 한진칼 주총에서 조 회장과 조현아 연합 양쪽 모두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조 회장의 경우 사업협력관계로 지분을 보유한 카카오(1%)를 제외하고 확실한 우군으로 확보한 지분은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고문(5.31%),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델타항공(10%), 재단 및 특수관계인(4.15%) 등 32.45%로 조연아 연합(32.06%)과의 차이는 0.39%포인트(p)에 불과하다. 결국 국민연금(4.11%)을 비롯한 기타 소액주주(30.38%)의 선택에 따라 한진그룹 경영권의 향배가 결정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 소액주주의 명확한 입장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은 주총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연금의 경우 기금운영위원회 전문위원회 중 하나인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구성이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주주제안은 사실상 불가능해 지난해와 같은 적극적인 관여는 힘든데다,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서도 ‘국민의 뜻’을 강조하며 모호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한진칼 지분 약 3.8%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대한항공 우리사주조합·자가보험·사우회가 조 회장을 지지할 것이란 관측이 있지만,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우리사주조합 등이 조 회장을 지지한다는 말이 있지만 이 또한 주총에 가봐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가 흐름에 민감한 일반 소액주주들의 경우 어느 한쪽을 지지하려는 의사는 더욱 불명확하다. 일부 주주들은 한진가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거론하면 ‘최악보다는 차악’이라는 식으로 이번 경영권 분쟁을 바라보고 있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결국 조 회장과 조현아 연합의 주주제안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현재까지 예상되는 바로는 양측 모두 △주주환원정책 △불필요한 사업 구조조정 및 자산매각 △이사회 독립성 확보 등을 내세우고 있어 소액주주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지 예상하는 것이 무의미한 상태다.

조 회장과 조현아 연합 측의 차이는 전문경영인체제와 전자투표제 도입에서 나타난다. KCGI는 지난달 31일 조 전 부사장·반도건설과 연합을 공식화하면서 외부 전문경영인 도입을 강조했다. 반면 한진그룹은 조 회장을 비롯한 현재 경영진이 이미 수십년째 항공업계에서 전문성을 쌓은 인물들인데다 이들 경험을 능가할 전문성을 갖춘 외부 경영인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시 말해 ‘전문경영인 조원태 체제’와 ‘외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소액주주의 판단에 따라 주총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자투표제 도입은 조현아 연합이 적극 주장하고 있는 부분이다. 지난 5일에도 KCGI는 전자투표제 도입과 관련해 다시 한번 한진그룹을 압박하고 나섰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전자투표제 도입에 여전히 소극적이다. 현재 그룹 차원에서 주주안건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만큼 전자투표제 도입에 대한 입장도 정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자투표제가 도입되면 소액주주들이 더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어 그룹차원에서는 혹시 모를 표 이탈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결국 의결권 외부자문기관들이 한진그룹과 조현아 연합의 주주안건에 대한 판단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은 외부 자문기관의 보고서에 근거한 의결권 행사 가능성이 높아 자문기관들의 역할이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주총에서 어느 한편이 압도적 승리를 거두지는 못할 것”이라며 “향후 한진칼의 지분경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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