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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실적에도 힘빠진 증권주…NH·삼성 ↓

역대 최대 실적에도 힘빠진 증권주…NH·삼성 ↓

기사승인 2020. 02.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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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맥을 못추고 있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자기자본 기준 5개 상위 상장 증권사(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메리츠증권)의 작년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평균 33%나 올랐다. 그러나 주가는 연초 대비 5% 가량 빠졌다. 설 연휴 이후 확산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특히 올해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 규제 강화를 예고, 증권사의 이익 성장을 견인했던 IB 부문 수익 둔화 전망도 증권주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 변동성에 대비해 수익성을 다양화한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향후 각 증권사별 CEO(최고경영자)들의 주가 부양책과 배당 성향 확대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메리츠증권(이하 자기자본 순) 등 주요 증권사의 주가는 연초대비 평균 5.4% 하락했다. 이들 5개 증권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7964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33%나 올랐다. 각사별로 최대 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역행하는 모습이다.

IB 부문 비중이 높은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은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당기순익(6637억원)이 2018년 대비 43.6%나 상승했지만 주가는 연초 대비 5.8% 하락한 702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52주 최고가(8410원) 대비 16.5% 떨어졌다. NH투자증권은 1만1250원으로 거래를 마감, 연초 대비 주가 하락폭(-10%)이 가장 컸다. 52주 신고가도 1만5000원 대비 25%나 내려 앉았다.

삼성증권의 주가는 3만5500원으로 연초 3만7850원보다 6.2% 떨어졌다. 52주 신고가(3만9700원) 대비 10.6%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해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17.8% 증가한 3918억원을 기록, 5개 증권사 중에선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영업 기조를 보여온 삼성증권은 증권사들의 주요 수익원인 IB 부문 영업에 덜 적극적이었다. 안정적인만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부의 부동산PF 규제 강화 방침은 투자 매력을 높일 전망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삼성증권의 전체 채무보증(부동산 포함)은 자기자본의 48% 수준으로 시장확대 여력이 충분하다. 증권업계 평균 비중은 70%다.

삼성증권의 주가 호재 요인은 메리츠증권에겐 악재로 작용했다. 52주 신고가 기준으로 메리츠증권의 낙폭이 가장 컸다. 연초 대비 1.9%로 하락한 3675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52주 신고가(5650원) 기준으론 35% 급락했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한 IB 사업부문의 성과 덕분에 호실적을 내왔다. 지난해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27.8% 증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작년 3분기 기준 메리츠증권의 부동산 PF 관련 우발채무는 145%에 달한다.

지난해 당기순익 1위(7099억원)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6만8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는데 연초 7만900원에서 3.2% 빠졌다. 52주 최고가인 8만3700원보다 18% 하락했다. 다만 KB증권 이남석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수익구조가 증권과 비증권계열로 고르게 분산돼 시황 변동에 대해 실적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가장 낮아 최선호주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부동산 PF 규제 강화로 인한 이익 감소분도 -3%~-2%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권주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장기적으론 반등 가능성도 있다. 거래대금·신용공여잔고 등 증시 지표가 개선 신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국내증시 일 평균 거래대금은 전년 동기대비 23.8% 늘어난 1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6월 이후 18개월 만에 11조원을 회복했다. 같 은기간 신용공여잔고도 10조100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9.7% 늘어났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증권주 하락기간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추천했다. 다만 코스피 반등이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증권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단기간 내 회복되긴 어렵다는 관측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증권사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채권 관련 수익이 올해부터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전년 수준의 이익을 내기 어려워 보인다”며 “코스피가 상승 흐름을 타고, 증권사별 추가 투자여력 유무에 따라 증권주 반등의 ‘키’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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