웡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 유엔 차석대사에 임명...미, 대북업무 공백 커지나

백악관 "트럼프 대통령, 웡 특별부대표, 유엔 특별 정무 차석대사 임명"
비건 특별대표, 부장관 승진에 이어 웡 부대표, 자리 옮겨
북한, 트럼프 행정부 우선순위서 밀려나 대선 국면서 현상유지 목표하나

미국 백악관은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 겸 북한 담당 부차관보를 대사급인 유엔 특별 정무 차석대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웡 특별부대표가 10일 오전 한미워킹그룹 회의를 위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알렉스 웡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가 유엔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국무부의 대북 업무 공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백악관은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웡 대북특별부대표 겸 북한 담당 부차관보를 대사급인 유엔 특별 정무 차석대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유엔 특별 정무 차석대사는 상원 인준이 필요한 자리이다.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국무부 부장관으로 승진, 업무가 확대되면서 웡 부대표가 대북 업무를 실질적으로 관장해와 그의 업무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측돼온 상황이었다.

하지만 비건 특별대표의 부장관 승진에 이어 웡 특별부대표까지 유엔 차석대사로 승진해 자리를 옮기면서 북·미 협상 등 대북 업무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웡 특별부대표는 지난 9일 방한, 다음 날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워킹그룹 회의를 갖고 북한 개별관광과 철도·도로 연결, 비무장지대(DMZ) 평화지대화 등 남북협력 사업에 관해 논의한 후 11일 북핵 차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앞서 마크 램버트 전 미국 국무부 대북특사도 연초 대중 견제 역할을 위한 유엔 ‘다자간 연대’ 특사로 임명되는 등 국무부 한반도 라인의 공백 상황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 같은 연쇄 인사는 북·미 협상의 교착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 한 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대선 국면에서 북한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트럼프 행정부가 한반도 상황을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하면서 현상 관리만 하면 된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 CNN방송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원치 않는다는 뜻을 주변 최고위 외교정책 참모들에게 전했다고 보도한 것과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저녁 국정연설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북한을 거론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