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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조 넘은 기술신용대출…공들이는 우리·KB

200조 넘은 기술신용대출…공들이는 우리·KB

기사승인 2020. 02.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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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 잔액 30조4518억 '1위'
우리는 37%로 증가폭 가장 커
하나, 기술신용평가 적극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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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이 200조원을 넘어섰다. 정부의 기술금융 활성화 정책에 발 맞춰 은행들도 전문 인력을 확보하며 자금 공급을 늘려나간 덕이다.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근 신예대율 규제, 12·16 부동산 대책 등 가계대출에 대한 규제가 높아지면서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중은행 가운데서도 기술금융 부문에 공을 들이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곳은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기술금융 대출 잔액이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은 최근 1년 동안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또 자체 기술신용평가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곳은 하나은행이었다. 은행이 혁신기술을 직접 평가해, 자금을 공급하는 등 자체 기술금융 평가 역량을 높여가고 있다.

1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은행들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총 205조4834억원이었다. 처음 집계가 시작된 2014년 약 2000억원에 불과했지만, 5년여 만에 200조원까지 100배 성장했다. 1년 전(163조7688억원)과 비교해도 25.5% 늘었다. 기술신용대출은 중소기업이 갖춘 혁신기술을 담보로 자금을 공급하는 비즈니스다. 은행이 기술력, 재무정보 등을 평가해 대출 여부를 결정한다.

은행별로 보면 기술신용대출 잔액이 가장 많은 곳은 KB국민은행이었다. KB국민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30조4581억원이었다. 이어 우리은행(26조7118억원), 신한은행(26조2461억원), 하나은행(24조3098억원) 순이었다. 증가폭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전년 대비 37% 증가했고 국민은행 27.5%, 하나은행 28.4%, 신한은행은 21%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1년 전만 해도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지난해 대출 잔액이 큰 폭 늘면서 규모 자체도 시중은행 가운데 두 번째로 커졌다.

또한 자체 기술신용평가(TCB) 역량을 가장 적극 활용하고 있는 곳은 하나은행이었다. 금융위원회는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기술금융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총 4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이들 4대 은행 모두 가장 높은 등급인 레벨4다. 레벨 4는 제한 없이 은행이 기술을 자체 평가해 자금을 공급할 수 있다. 하나은행의 기술금융 대출에서 자체 TCB평가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3.5%였다. 국민은행은 자체 TCB평가 대출 비중이 13.2%로 뒤를 이었고 우리은행은 13%, 신한은행은 7.5%였다.

이처럼 기술금융 관련 대출이 늘어나는 이유는 정부가 기술금융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데다, 은행들도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심사 역량을 강화해 중소기업 금융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금융 증가폭이 가장 컸던 우리은행은 2017년 말부터 30명의 기술평가와 산업분석 전문가로 구성된 기술금융 전담부서인 혁신성장금융부를 별도조직으로 운영해 혁신기술을 평가하고 투자심사를 진행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술금융 관련 조직과 인력 강화로 혁신기술 기업을 적극 발굴한 것이 기술금융 실적 증가에 주된 요인”이라며 “올해 목표도 전년처럼 대출 규모를 6조원가량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도 현재 기술평가 전문위원을 22명 두고 있다. 또한 지주 차원에서 ‘KB혁신금융협의회’를 발족해 기술금융 지원 등 혁신금융 관련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기술금융 추진 강화를 위해 기존 기업금융부 내 기술평가팀을 분리해 혁신금융부를 신설했고, 현재 27명의 기술금융 담당 직원을 두고 있다. 자체 TCB평가 대출 비중이 가장 높은 하나은행은 관련 기술평가팀 20명 이 모두 외부 전문가다. 특히 원활한 기술금융 지원을 위해 외부 TCB평가사, 신용정보원, 내부전산 등을 연결하는 전용망을 구축했으며 별도의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금융을 관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영업점 핵심성과지표(KPI) 부분에 기술금융 부문을 3% 반영해 평가한다.

은행 관계자는 “기술신용대출은 기본적으로 중소기업대출에 비례하기 때문에 중소기업대출이 증가함에 따라 자연적으로 증가하게 된다”며 “정부에서도 예전처럼 담보 위주의 대출보다는 기술력과 미래가치를 기반으로 한 대출을 활성화에 힘쓰고 있고 은행들도 거기에 부응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 입장에서도 미래가치를 보고 평가한다는 게 쉽지는 않아 리스크가 있지만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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