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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크루즈 받아들인 캄보디아 ‘찬사’…하선 후 확진자 발생(종합)

美 크루즈 받아들인 캄보디아 ‘찬사’…하선 후 확진자 발생(종합)

기사승인 2020. 02. 1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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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크루즈 웨스테르담호, 코로나19 우려로 5개국서 입항 거부
캄보디아, 12일 입항·정박 허가…14일 승객들 하선
美 트럼프 "캄보디아 호의 기억할 것" 사의
15일 하선했던 美 승객 말레이서 '확진'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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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캄보디아 남서부 시아누크빌항에서 훈센 캄보디아 총리(좌)가 배에서 내리는 승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미국 크루즈선 ‘웨스테르담호’는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5개국으로부터 입항을 거절당한 끝에 캄보디아 시아누크빌항에 정박했다./사진=신화·연합
1500명을 태우고 2주 가량 바다에서 떠돌던 미국 크루즈선 ‘웨스테르담호’를 받아들인 캄보디아에 대한 국제적 찬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하선했던 미국 승객이 말레이시아에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캄보디아는 하선 전 승객 전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 후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으나 하선 직후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15일 말레이시아 보건 당국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항에 입항한 미국 크루즈선 ‘웨스테르담호’에 탑승했던 83세 미국 여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남편과 함께 캄보디아에서 비행기를 통해 말레이시아로 넘어왔으며, 남편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앞서 지난 12일 캄보디아는 2주간 정처없이 바다를 떠돌던 웨스테르담호의 입항과 정박을 허용했다. 지난 1일 홍콩에서 승객 1455명·승무원 802명을 태우고 기항한 웨스테르담호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일본·대만·필리핀·태국과 미국령 괌 등 총 5개국으로부터 입항을 거부해 바다를 떠돌고 있었다.

확진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입항을 거부 당했던 웨스테르담호를 받아들인 것은 캄보디아였다. 캄보디아 당국은 13일 오전 캄보디아 남서부 시아누크빌항에 정박한 웨스테르담호에 의심증상을 보인 승객 20명에게 샘플을 채취해 당일 밤 감염자가 없다는 것을 확인, 나머지 승객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한 후 하선을 허가했다. 14일부터 승객들이 하선하기 시작했고, 훈센 총리가 직접 선착장에 나와 배에서 내리는 승객들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악수와 포옹을 하기도 했다. 캄보디아 당국은 이들에게 입국비자 발급 비용도 받지 않았다.

이같은 캄보디아의 조치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카니발 크루즈사의 선박 웨스테르담호의 입항을 허용해준 아름다운 나라 캄보디아에 감사한다”며 “미국은 캄보디아의 호의를 기억할 것”이란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親) 중국 국가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은 이례적이다. 패트릭 머피 주캄보디아 미국대사 역시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에게 말 그대로 항구와 문을 열어준 캄보디아에게 무척 감사히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크루즈는 미국 마이애미에 본사를 둔 업체 소속으로, 1455명의 승객 중 미국인 승객이 651명으로 가장 많았다. 뿐만 아니라 캄보디아가 입항을 허용한 12일에, 캄보디아에 대한 무관세 무역혜택 일부를 철회한 유럽연합(EU) 회원국 국민들도 260명이 탑승했다. 캄보디아, 특히 훈센 총리로선 EU의 무역 혜택 철회에도 EU 국민들을 받아들이며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었다. 동시에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입항을 받지 않고 있는 일본과 대비되며 전세계적으로 ‘인도주의적’ 찬사를 받기도 했다.

하선한 승객들은 16일까지 각자의 고국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훈센 총리는 아직 시하누크빌을 떠나지 않은 승객들에게 “자유롭게 시아누크빌의 해변을 둘러보라. 북서쪽에 있는 앙코르와트 사원도 방문할 수 있다”며 캄보디아 관광 홍보에도 나섰다.

그러나 15일 발생한 미국인 승객 확진자로 우려의 목소리가 다시금 일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항공사인 KLM은 자국민 2명을 포함, 웨스테르담호에 탔던 승객 11명의 탑승을 거부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여성과 접촉했을 수 있단 이유였다. 그러나 웨스테르담호에 탔던 다른 네덜란드인 중에는 이미 본국으로 돌아간 사람들도 있어, 네덜란드 보건당국이 관찰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캄보디아 보건부는 성명을 통해 웨스테르담호 승객들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는 세계보건기구(WHO) 및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협력해 이뤄졌다고 강조하며 “말레이시아 당국에 해당 검사 결과를 재검토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는 말레이시아 당국의 발표로 캄보디아 정부의 공신력이 추락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웨스테르담호 선사인 홀랜드 아메리카도 성명을 내고 “현재 첫 번째 검사 결과는 예비적인 것으로, 두 번째 테스트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승객 236명과 승무원 747명은 아직 웨스테르담호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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