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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vs 조현아, 이사회 영향력 높여라…경영권 표대결 ‘핵심키’

조원태 vs 조현아, 이사회 영향력 높여라…경영권 표대결 ‘핵심키’

기사승인 2020. 02. 1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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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연합, 이사회 내 위원회 강화 등 주주제안 전달…위원회 중심 경영이 핵심
신임 사내이사 등 이사 8명 추천…전원 선임될 경우 한진칼 4명 이사 압도
주주연합 "조현아 없었지만 그룹 경영 악화 지속"
조현아 연합 주주제안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 연합이 소액주주의 표심을 잡고 그룹 경영권 확보와 직결되는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조 회장이 경영쇄신안을 통해 이사회 독립성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한 것과 달리 조현아 연합은 이사회 위원회 중심 경영 체제 마련 등 ‘디테일’한 이사회 운영안을 제시하며 차별화를 두는 모습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조현아 연합이 주주제안을 통해 총 8명의 이사를 추천한 것은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대표이사)과 이석우 사외이사(법무법인 두레 변호사)의 자리만으로는 경영권 행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한진칼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조 회장과 이 사외이사는 3월24일로 임기가 끝난다. 석태수 대표이사와 3명의 사외이사는 여전히 임기가 남아 있는 만큼 조현아 연합이 임기가 끝나는 두 사람의 자리를 차지한다고 해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없게 된다. 결국 이사 수를 늘려 이사회 영향력을 확대해야 그룹 경영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현아 연합은 일단 조 회장과 이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표결을 통해 부결시키고, 8명의 추천 이사를 신규로 선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조현아 연합 관계자는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에 대한 재선임 안은 부결되게 할 것”이라며 “다만 8명의 추천 이사들도 주총에서 한명 씩 표결이 진행되는 만큼 전체 이사 인원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현아 연합은 8명의 신규 이사가 주총에서 선임된 이후를 감안해 사외이사로 구성된 다양한 위원회를 설치, 그룹 경영의 주체를 대표이사 중심에서 위원회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복안이다. 한진그룹이 대표이사를 이사회의장과 겸직할 수 없게 하는 등 대표이사의 이사회내 역할을 대폭 축소하고 이사들의 권한을 높이려는 계획을 내놓은 데에 대한 대응책인 셈이다.

일각에서 한진그룹의 경영쇄신안과 조현아 연합의 주주제안이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속내를 보면 큰 차이점이 있다는 평가다. 한진그룹의 경우 대표이사가 맡도록 돼있던 이사회 의장직을 이사회에서 선출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재의 이사 구성 상 조 회장이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반면 조현아 측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이사의 청렴성과 독립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위원회와 관련해서는 한진그룹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는 것에 그치지만, 조현아 연합 측은 보상위원회·가버넌스위원회·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감사위원회·내부거래위원회 등을 사외이사 체제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보상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다는 것이다.

전문경영인에 대한 생각도 차이가 있다. 한진그룹은 조 회장이 십수년간 항공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라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조현아 연합은 김신배 전 SK 부회장을 전문경영인으로 내세우고 있다. 재계에서는 김 전 부회장이 항공업계 경험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지만 대표이사 중심 경영에서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 변화를 꾀하는 만큼 큰 문제가 없다는 평도 있다.

조 회장은 아직 구체적인 주총 안건을 정리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총일정과 안건 등을 논의할 이사회 개최 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주총 일이 정해져야 구체적인 안건이 나오겠지만 현재는 이사회가 언제 열릴지 결정이 안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항공 노조는 조현아 연합의 주주제안에 반대 입장을 강하게 표명하고 있다. 특히 조 전 부사장에 대한 반감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하지만 조현아 연합은 조 회장 등 한진가가 오히려 조 전 부사장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지난 5년간 그룹의 재무상황 등 경영전반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책임론을 강조하고 있다.

조현아 연합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은 모든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조건으로 연합에 합류했다. 향후에도 조 전 부사장이 경영과 관련해 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반면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없는 동안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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