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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KCC 배당금 허리띠까지 졸라 맨 사연

[취재뒷담화] KCC 배당금 허리띠까지 졸라 맨 사연

기사승인 2020. 02. 1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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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산업부 성장기업팀 기자
KCC가 9년만에 처음으로 연간 기말 배당 규모를 축소했습니다. KCC의 올해 배당금은 1주당 4500원입니다. KCC는 2011~2013년 7000원씩, 2014~2018년엔 8000원씩 배당해왔습니다. 2016~2018년 동안 배당금 규모는 연평균 885억원에 이릅니다. 올해 배당금 총액은 442억5000만원으로 기존의 절반 수준이지요.

고배당 정책을 취해온 대표적인 기업인 KCC에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요?

일단 건설, 자동차 업황 부진이 뼈아팠습니다. KCC는 지난해 매출 2조7195억원, 영업이익 1335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1.7%, 영업이익은 33.5% 감소했습니다.

KCC는 건축자재 동종업계로 분류하는 LG하우시스, 현대L&C, 이건창호 등과 달리 더 폭 넓은 자재를 생산합니다. 창호와 바닥재, 내장재, 단열재 등도 생산하지만 종합페인트기업, 실리콘 제조사죠. 이에 국내 자동차기업 및 조선 회사의 실적을 따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KCC 관계자는 “배당금 축소는 지난해 건설, 자동차, 선박 등 전방시장 악화에 따른 매출 감소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영업외 적으론 2018년 인수한 미국 실리콘기업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스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습니다. 지난해 1826억원의 영업권 손상차손, 1260억원의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발생한겁니다. 영업권 손상차손이란 모멘티브 인수시 평가했던 가치가 현실화되기 어려울 때, 이를 손상으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KCC의 기존 사업 및 실리콘 사업의 지속적 업황부진과 향후 12~18개월간 의미 있는 수준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분석했죠.

KCC의 주주현황을 살펴볼 때, 배당금 축소는 오너일가의 큰 결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창업주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은 물론 장남 정몽진 KCC 회장, 정몽익 KCC 부회장까지 모두 경영에 참여하고 있거든요. 정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이 40%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오너 일가가 수입의 상당 부분을 포기했다는 의미로도 읽힙니다. 정 회장 일가는 지난해에만 3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았지만, 올해는 100억 후반대 배당금을 받을 예정입니다. 배당금까지 줄인 KCC의 결연한 의지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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