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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순익 두배…김광수 회장 ‘연임’ 힘 실려

2년 만에 순익 두배…김광수 회장 ‘연임’ 힘 실려

기사승인 2020. 02.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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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동안 순익 2배 급증
지난해엔 지주 출범 이후 첫 2조원 돌파
보험계열사 부진 극복
신임 농협중앙회장 의중·총선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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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이후 줄곧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 회장 임기 2년 동안 농협금융은 순익이 2배 이상 증가했고, 저금리와 시장 포화 등 보험환경 악화에도 보험 부문 리스크를 극복했다. 또 비은행부문 체질 개선과 함께 비이자이익을 대폭 늘리는 등 수익 다변화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변수는 새로 부임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의중이다. 농협중앙회가 직접적으로 농협금융지주 인사에 관여하지는 않지만 중앙회 100% 자회사인 만큼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농협 개혁을 선언한 만큼 쇄신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또 김 회장이 ‘친정부’ 인사인 만큼 총선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의 임기가 오는 4월 28일 만료된다. 통상 한 달간의 인수인계 기간을 고려하면 다음 달 초 회장 선출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가 구성되고, 김 회장의 연임을 포함해 차기 회장에 대한 추천이 이뤄질 전망이다. 전임 회장인 김용환 전 회장도 2년 임기를 마치고 1년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김 회장은 농협금융을 이끄는 동안 매해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김용환 전 회장이 농협금융을 구조조정 등을 통해 부실을 털어내고 정상 궤도에 올렸다면, 김광수 회장은 다른 금융지주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시켰다. 김광수 회장 취임 첫 해인 2018년에는 전년 대비 42% 성장한 1조21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에는 농협중앙회에 내는 명칭사용료 격인 농업지원사업비를 제외하면 순익이 2조원을 넘는다. 게다가 지난해는 순이익 규모만 커진 게 아니라 전반적인 리스크 관리 능력이나 수익원 다각화 측면에서도 성과를 냈다.

대표적으로 금융사의 위험도를 산출할 수 있는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지난해 3582억원으로 전년 대비 51%나 감소했다. 반면 리스크를 견뎌낼 수 있는 여력을 보여주는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07.22%로 같은 기간 9.95%포인트 개선됐다. 충당금이 줄었지만 적립률이 높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 관리 능력이 좋아졌다는 얘기다.

비은행 계열사 실적도 좋아졌다. 특히 보험 업황 둔화로 부침을 겪던 보험계열사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김 회장은 직접 보험업 경쟁력강화 TF를 꾸리며 보험부문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이런 노력 끝에 NH농협생명은 1000억원대 적자에서 지난해 401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농협손보도 68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임기 내내 농협금융의 성장을 이끌었던 만큼 김광수 회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농협금융 회장 임기는 2년으로 다른 금융지주가 3년의 기본 임기를 받는데 반해 다소 짧다. 게다가 김용환 전 회장도 1년 연임을 했던 만큼 김광수 회장도 1년 더 회장직을 맡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김 회장과 손발을 맞춰온 이대훈 농협은행장도 호실적에 힘입어 농협은행에서 처음으로 재연임에 성공했다.

변수는 신임 농협중앙회장의 영향력이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2012년 신용·경제부문 분리 이후 금융지주 인사에 관여하지 않는 다는 방침이지만, 농협중앙회 회장의 영향력은 작지 않다. 또한 지난달 31일 취임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경영 목표로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만큼 쇄신 차원에서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 농협중앙회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농협금융 수장 인사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오는 4월 치러질 총선도 하나의 변수로 꼽힌다. 김 회장은 행정고시를 거쳐 청와대 경제수석실, 재정경재부,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장을 두루 거친 정통 관료 출신이자,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된다. 오는 총선 결과에 따라 김 회장의 거취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임기 만료 40일 전부터 임추위 논의가 시작되기 때문에 아직 연임 여부에 대해 논하기는 이른 상황”이라면서도 “김 회장이 금융 분야에 식견이 넓고 경영도 성공적으로 이끄는 만큼 대내외적 평가가 좋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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