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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발병지 빼놓고 코로나19 조사하는 WHO

[사설] 발병지 빼놓고 코로나19 조사하는 WHO

기사승인 2020. 02. 1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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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폐렴인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두고 중국 편을 너무 든다는 비난을 받는 세계보건기구 (WHO)가 점점 이상해지고 있다. 18일 외신과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코로나19를 조사하러 중국에 간 WHO팀이 발병 근원지인 후베이성을 방문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우한이 있는 후베이성을 제외한 다른 지역을 방문·조사하는 게 무슨 실효성이 있느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WHO의 국제조사팀 12명과 중국 전문가 12명은 함께 활동하여 베이징·광둥성·쓰촨성 등을 방문한다. 선발대는 이미 활동 중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WHO 조사팀은 중국 전문가와 협력해 바이러스 전염과정과 대응 조치의 효율성,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향후 대책 등을 연구·조사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반응은 냉담하다.

후베이성을 제외키로 한 WHO 조사는 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후베이성은 코로나19 발병의 근원지이다. 18일 기준으로 무려 1789명이 사망하고, 5만9989명의 확진자가 나온 곳이다. 중국에서 사망자와 확진자가 가장 많다. 바이러스 전염과정을 조사한다며 후베이성을 제외한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를 이해하는 곳은 WHO 말고는 없을 것이다.

WHO는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마지못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교역과 여행 제한이 필요한데 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중국이 잘 대응하고 있다며 칭찬을 늘어놨다. 심지어 “중국의 조치가 해외 확산을 막았다”고까지 했다. 중국 외 50여 개 국가에서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 책임의 상당 부분이 WHO에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WHO가 이런 식으로 조사한다면 결과에 대한 신뢰를 얻기 힘들다. 마치 화재감식반이 발화 지점을 피해 불똥이 뛰어 불난 곳을 조사한다면 조사결과가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WHO가 조사팀의 감염을 우려해 후베이성을 건너뛴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이는 책임 있는 국제기구의 처신이 아니다. WHO는 왜 비난을 받는지 고려해서 제대로 된 조사결과를 발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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