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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사위경영 효과 톡톡 ‘백년손님’은 옛말

식품업계, 사위경영 효과 톡톡 ‘백년손님’은 옛말

기사승인 2020. 02.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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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환 CJ부사장, 인수합병 주도
제일제당 식품매출 8조원 견인
신정훈 해태제과 사장도 대표주자
허니버터칩으로 제과시장 석권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승승장구
지난해 창사 최대 영업익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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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는 백년손님’이라는 말은 옛말이다. 식품업계 오너가(家) 사위들이 경영에 나서며 기업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기업의 중요 인수합병(M&A)을 주도하는가 하면 식품업계를 뒤흔들 히트제품을 출시하는 등 그룹 내에서 입지를 다지며 경영활동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정종환 CJ부사장이다. 지난해 연말 CJ 인사에서 오너일가 중 유일하게 승진 명단에 올랐다. 정 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CJ 글로벌인터그레이션 팀장이자 CJ 미주본사 대표로 선임돼 CJ 미주 사업을 총괄한다. 미국은 이 회장이 목표로 하는 ‘월드베스트CJ’의 전략적 요충지로, CJ가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2018년 인수한 슈완스컴퍼니·DSC로지스틱스의 본격적인 사업을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8월에는 글로벌 우수 인재영입을 위해 처음으로 LA에서 ‘글로벌데이’를 열기도 했다. 그만큼 올해부터 CJ의 미국 사업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CJ의 핵심 사업에 정 부사장을 중요직책에 올렸다는 것은 곧 경영능력 시험대에 올랐다고도 볼 수 있다.

정 부사장은 미국 컬럼비아대 기술경영 학사, 경영과학 석사 학위 출신으로 중국 칭화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글로벌 기업인 씨티그룹과 모건스탠리 등에서도 충분한 경험을 쌓았다. 유학 시절 만난 이 회장의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와 2008년 결혼 후 CJ 미국지역본부에 입사하며 CJ가(家)에 합류한 그는 2018년 미국 냉동식품기업 ‘슈완스 컴퍼니’와 미국 물류기업 ‘DSC로지스틱스’를 인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내며 두각을 드러냈다.

특히 ‘슈완스 컴퍼니’는 지난해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매출 8조105억 중 25% 정도인 2조2000억원을 담당했다. 2분기부터 반영된 실적임에도 식품사업부문의 매출을 상당 부분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한 셈이다.

올해부터 CJ제일제당과 시너지를 낸다면 더 큰 성과를 올릴 수 있다. 그 숙제를 정 부사장이 맡는다.

현재 정 부사장은 CJ그룹의 지주회사인 CJ의 지분은 없다. 단지 CJ그룹 계열사인 비상장 부동산개발업체 씨앤아이레저산업의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다. 2016년 이 회장에게서 증여받은 주식이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이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지분 51%를, 장녀 경후 씨가 24%, 조카 이소혜·호준씨가 각 5.0%씩 가지며 오너일가 지분 100%의 패밀리 회사다.

사위경영의 대표주자는 오리온그룹의 담철곤 회장이다. 1989년 장인 고(故)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가 타계한 이후 경영권을 물려받아 지금껏 그룹을 이끌고 있다. 담 회장은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과 결혼한 후 1981년부터 동양제과에 몸담았다. 1989년 동양그룹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한 후 2001년 동양제과를 동양그룹에서 계열분리해 오리온으로 사명을 바꾸고 회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화교출신이란 이점을 살려 1974년 출시한 ‘초코파이’를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시장에 선보이며 히트상품으로 키웠다. 2018년 기준 전체 매출 대비 오리온의 해외 매출액 비중은 66%가 넘는다.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인 3273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때 중국법인의 영업이익률이 16%를 웃돌며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담 회장은 간편대용식·프리미엄 미네랄워터(제주용암수) 등 사업을 다각화해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신정훈 해태제과 사장도 빼놓을 수 없다.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의 딸 윤자원씨의 남편인 신 사장은 ‘허니버터칩’을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2005년 해태제과 재경관리본부장으로 입사해 2008년에 대표자리에 올랐다.

그의 업적 중 대표할 만한 것은 2005년 크라운제과의 해태제과 인수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MBA를 취득한 후 삼일회계법인, 글로벌 경영컨실팅업체인 베인앤컴퍼니에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인수작업을 도왔다. 윤 회장은 크라운과 해태제과 합병 당시 아들 윤석빈씨에게는 크라운제과 대표이사를, 사위에게는 해태제과를 맡겼다.

신 대표는 현재 해태제과 39만9000주(1.37%)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는 크라운해태홀딩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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