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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정현 “부담감 이겨낸 복귀작…‘사랑의 불시착’ 훈장 됐네요”

[인터뷰] 김정현 “부담감 이겨낸 복귀작…‘사랑의 불시착’ 훈장 됐네요”

기사승인 2020. 02. 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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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사진=오앤엔터테인먼트
2015년 영화 ‘초인’으로 데뷔한 배우 김정현은 이미 충무로에서 실력을 쌓은 기대주였다. 첫 드라마인 SBS ‘질투의 화신’(2016)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김정현은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2018)에서 코믹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았고 MBC ‘시간’(2018)을 통해 정극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사랑의 불시착’은 tvN 역대 시청률을 기록한 인기작이다. 지난 16일 방송된 최종회가 21.7%(닐슨코리아·전국 유료가구 기준·이하 동일)를 기록하며 tvN ‘도깨비’(2017)의 성적을 뛰어넘었다. 북한 장교 리정혁(현빈)과 남한 재벌 윤세리(손예진)의 사랑 이야기가 주가 됐던 ‘사랑의 불시착’에서 김정현은 사업가이지만 사기꾼이고, 뻔뻔하지만 매력적이던 구승준 역을 연기했다.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정현은 “시작할 땐 이렇게 사랑 받을 줄 몰랐는데 1등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순위가 중요하진 않지만 마음속에 훈장이 생긴 것 같다”며 “경쟁작이었던 SBS ‘스토브리그’가 하루 전에 끝나서 너무나 다행이다”며 웃어 보였다.

“‘사랑의 불시착’은 제게 복귀작이 되는 작품이었어요. 하지만 큰 부담은 갖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런 것들을 짊어질수록 힘들 것 같아서 재밌고 즐겁게 참여하려고 노력했죠. 연기에 대한 판가름은 시청자들의 몫이라 부담감을 가져봤자 소용이 없다는 것도 알았어요. 그래서 더욱 즐겁게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구승준은 사기꾼이었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인물이었다. 메인 커플인 리정혁과 윤세리도 큰 사랑을 받았지만 구승준과 서단(서지혜)을 응원하는 시청자들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서단을 위해 몸을 던진 구승준은 결국 죽음을 맞이했고 시청자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방송 다음 날에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김정현’과 ‘구승준’이 순위를 다투는 광경도 벌어졌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마음이 아팠겠지만 배우로서는 인상 깊은 엔딩이어서 작가님께 감사한 마음이 커요. 슬픈 결말이지만 서단도 멋있는 여성으로서 성장하는 모습이 그려져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구승준’이라는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뜬 걸 보고 ‘더 열심히 해서 이름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연기를 잘 봐주신 것 같아서 기쁜 마음도 컸어요. 제가 아직 결혼을 안 해서 자식이 없지만, 마치 승준이는 제 자식 같은 느낌이 들어요. 더욱 애정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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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앤엔터테인먼트
자신이 나온 장면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는 김정현은 이번 ‘사랑의 불시착’도 100% 만족하는 연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스스로에게 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것 같다”고 말한 김정현은 “냉정해지려고 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제 연기를 보면 항상 부족한 것 같고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여지도 보이는 것 같아요. 하지만 부족한 게 있어야 메워나가는 기회도 있고 그래야 성장도 한다고 봐요. 최민수 선배님은 아직도 연기가 어렵다고 하시는데 저에게 쉬워지는 날이 올지 모르겠어요.”

순탄할 것만 같았던 김정현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시간’ 제작발표회에서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등 태도 논란이 일었고 드라마 도중 건강상의 문제로 하차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시한부의 삶을 살던 남자주인공 천수호를 완벽히 구현해내며 ‘천수호 앓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배우로서 고민이 깊어질수록 심리적인 압박이 커져 수면장애와 섭식장애까지 겪은 김정현은 ‘사랑의 불시착’을 통해 재기에 성공한 것이다.

“현재는 치료도 잘 받고 있고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치료를 도와주시는 의사 선생님도 좋아졌다고 말했고 주변 사람들도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제 스스로도 더욱 건강해지기 위해 좋은 생각도 많이 하고 운동도 하고 있어요. ‘사랑의 불시착’을 시작하기 전에 이정효 감독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래서 즐겁게 하려고 더욱 노력했고요.”

‘사랑의 불시착’에는 최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의 장혜진과 박명훈이 출연하기도 했다. 종방연 자리에서 만난 두 배우는 김정현에게 아끼지 않는 조언을 해줬다고 한다.

“장혜진 선배님은 저에게 ‘오스카의 기운을 받아’라며 응원해주셨어요. 박명훈 선배님은 오스카를 다녀와 보니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을 느끼고 왔다며 저에게 많은 준비를 해놓으라고 말해주셨어요. 분명 좋은 기회가 있을 거라고요. 사실 오스카에서 ‘기생충’이 수상하던 그 역사적인 순간은 저뿐만 아니라 많은 배우들, 관계자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줬어요. 그런데 그곳에 다녀온 배우가 저에게 ‘좋은 기회’를 이야기 하니 너무나 꿈만 같더라고요. 차기작에 들어가기 전에 운동도 열심히 하고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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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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