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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쇼크’ 기업들 솟아날 구멍 있나… 中 셧다운·대규모 경기부양책 노려라

‘코로나 쇼크’ 기업들 솟아날 구멍 있나… 中 셧다운·대규모 경기부양책 노려라

기사승인 2020. 02.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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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장 가동 멈추며 공급과잉에 '숨통'
원화약세도 수출기업에 유리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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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전 산업이 깊은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중국공장 셧다운 반사효과와 각국이 내놓을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우리 수출기업을 살릴 ‘반전의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일각에서 나온다. 1220원을 넘어선 원화 약세 흐름이 당장 수출 실적이 급한 일부 기업들에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월 싱가포르·두바이 복합 정제마진은 3.2달러 수준이다. 여전히 역사적 저점을 찍고 있지만 지난해 말 마이너스까지 기록했던 데 비하면 크게 개선된 수치다. 정제마진은 이번 달 들어 4달러까지 올라서는 등 추세적 강세다. 정제마진은 제품가격에서 원유가격 및 관련 운송비 등을 제외한 금액으로 정유사 수익성과 직결된다.

이에 대해 정유사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중국공장 가동률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공급과잉이 다소 해소된 영향으로 보고있다. 위축된 수요보다 공급 감소에 따른 효과가 더 컸다는 분석이다. 같은 맥락에서 중국 공장이 멈춰서자 55인치 4K LCD TV 패널 가격이 지난달 대비 9% 뛰면서 우리 디스플레이업계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조선업계도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조선사인 상하이와이가오차오·다롄조선 등이 고객사에 납기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통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중국은 이번 달 10일부터 주요 국영조선소 중심으로 생산활동을 재개했지만 주요 민간 조선소는 여전히 정상 운영이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기술력에 대한 불신이 큰 중국 조선소가 납기까지 어기면서 선주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는 전언이다. 현재 한국과 중국은 세계 수주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중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내수를 살리기 위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꺼내 놓을 예정인데, 이는 두산인프라코어·현대건설기계 등 국내 건설기계 및 화학사들에 호재가 될 수 있다. 21일 중국 교통운수부는 올해 도로와 수로 건설 등 교통망 사업에 1조8000억위안(약 309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홍콩을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설 수 있고, 우리 정부도 조만간 기준금리 인하 등 다양한 부양책을 쓸 것으로 기대된다.

철강도 마찬가지다. 바이러스 진원지인 후베이성은 3월 11일까지 공장 재가동이 금지됐는데, 이곳에는 중국 3대 철강단지가 형성돼 있다. 다만 건설현장 등 역시 조업이 재개되고 있지 않아 재고물량 해소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우리 제조업 대다수는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과 뜨거운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저가 중국산 제품의 양산이 글로벌 시장 공급과잉을 불러오고 판매단가는 수익분기점까지 떨어져 기업에 따라 사업 구조조정까지 야기한 바 있다.

중국 제조업 공장 정상화는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외지 여행자 2주간 의무 자가격리 조치·교통 통제·마스크 부족 등이 재가동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번 달 중순 제조업체들의 조업 복귀율은 40~50%에 그치고 가동률은 정상 대비 2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산업용 연료와 항공유 등에 수요가 쪼그라들 수 있지만 산업활동이 결국 재개된다는 측면에서 기대하는 부분도 있다”며 “고도화 비율이 높은 정유사의 정제마진 개선이 하반기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여파가 불러온 원화약세도 수출로 승부하는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20.2원에 마감했다. 1180원에서 불과 8영업일 만에 40원이 뛰었다. 원화 약세 흐름은 정유사들의 원유 수입엔 악재지만, 이를 가공해 수출하는 데는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유리하다. 조선업도 선가 계약 시 달러로 통용되므로 원화가치 하락이 좋을 수 있다. 조선사 관계자는 “수주의 99% 이상이 해외 건이라 계약 시 통화를 다 달러로 하면 환율상승이 오히려 좋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충격파가 중국과 전세계 경기를 위축시켜 우리 산업과 수출에 재앙에 가까운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이라면서도 “사태가 더 확산되지만 않는다면, 중국 및 아시아국가 치킨게임 판도가 바뀌고 글로벌 경기부양 바람 등 기회 요소도 없진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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