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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정부 상태”란 교수모임 목소리 듣고 있나

[사설] “무정부 상태”란 교수모임 목소리 듣고 있나

기사승인 2020. 03. 0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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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대학교수 6000여 명이 가입한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이 코로나19 확산사태에 관한 정부 대응에 대해 “지금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와 같다”고 비판했다. 정교모는 29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대통령과 집권당의 1차적 책임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자유, 재산을 지켜주는 것이다. 그런데 정권의 행태는 이와 거리가 멀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중국의료진을 위해 60억원을 들여 마스크와 방호복·보호경·라텍스·장갑·손세정제 등 온갖 장비를 보내고 주민들을 위해서도 분무형 소독기를 지원한 것이 2월 중에 있었던 일이다. 그런데 지금 국내에서는 마스크는 물론 봉사활동을 하는 국내 의료진들의 방호복 등 기초장비마저 부족한 심각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그러니 정교모의 이러한 비판이 무리가 아니다.

또 외국에 나간 우리 국민을 공항에서 쫓아내거나 격리수용하는 나라의 수가 급증하는데, 우리나라만 코로나19 발생국인 중국에 문을 활짝 열어놓고 중국인의 입국을 환영하고 있다.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가볍게 여긴다는 말이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도 주무부처 보건복지부장관은 “국내 코로나19 확산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고 말해 코로나19 확산이 우리 국민 탓인 양 엉뚱한 발언을 했다. 외무장관은 한국인 입국 금지 국가들에 대한 외교에 몰두하기는커녕 국민의 눈에 전혀 급하지 않은 영국외무장관과의 회담을 이유로 출국했다. 그마저 영국외무장관이 ‘개인사정’을 들어 회담을 취소해 국제적 망신을 샀다. 이게 나라꼴인가.

그런가 하면 법무부장관은 중국인의 출입국감시는 소홀히 하고 엉뚱하게 “신천지 압수수색을 지시했다”고 자랑하며 공개했다. 압수수색은 기밀로 하는 게 원칙이다. 사전에 정보가 새어 나가면 당사자에게 증거인멸의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이런 원칙을 법무장관이 모를 리 없을 것이다. 누가 이 나라를 이처럼 ‘무정부 상태’의 3류 국가로 망가뜨려놨는가. 정부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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