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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길 칼럼] 코로나바이러스가 제공한 대학교육혁신 기회

[전상길 칼럼] 코로나바이러스가 제공한 대학교육혁신 기회

기사승인 2020. 03. 0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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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와 함께하는 4차 산업혁명의 의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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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길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교수
지금 코로나19 감염환자가 급증하고 지역사회 전반으로 감염이 확산돼 국가적 비상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신학기 학사 일정이 2주간 연기되면서 대학도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혼돈’에 직면했다. 대학교육은 웬만한 자극 없이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코로나19 비상사태는 대학교육에 일대변환을 가져올 수 있다. 필자는 여기에서 두 가지 실제적인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융·복합교육 기반의 문제해결학습을 가속화하자. 예전에도 융·복합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돼왔지만,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대학차원의 솔루션 제공이라는 차원에서 융·복합교육 기반의 문제해결학습을 실행해야 한다. 필자는 경영학(인사·조직) 교수지만, 이번 학기에 한양대 에리카 전자공학과의 전공수업인 ‘ICT융합로봇공학’을 전자공학과 교수 및 생활형 로봇을 제공하는 회사 실무팀과 함께 공동으로 진행한다. 전자공학과와 경상대 학생들로 이뤄진 복합전공 5팀이 참여하는 이 수업에 각 팀당 1대의 로봇이 회사 측으로부터 제공된다. 전자공학과 교수는 로봇의 작동메커니즘과 로봇프로그래밍 알고리즘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로봇제공회사에서는 로봇의 작동알고리즘을 특정산업현장에 적용한 실례를 소개하고 학생들에게 로봇작동방법을 실습시킨다.

필자는 해당 로봇이 적용가능한 산업현장의 영역을 학생들로 하여금 발굴케 하고 어떤 내용의 서비스가 가능한지 스토리를 개발케 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렇게 개발한 로봇서비스의 내용과 스토리를 바탕으로 각 팀은 프로그램의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실제로 로봇을 산업현장의 목적에 맞게 작동시키는 것까지 구현해야 한다. 일례로 로봇을 이용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창궐로 병원 내 대인(對人)접촉도 위험한 상황에서 대인접촉 없이 감염 의심자의 발열정도를 측정하고 감염여부를 확정할 수 있다. 필요한 약이나 물품을 로봇이 간호사를 대신해 전달할 수도 있다.

둘째, 코로나19 사태로 대규모 강좌가 어려워진 이 때 고도화된 온라인 교육을 실현하자. 필자가 진행하는 ‘초우량기업의 조건’ 강좌는 산업별 최고 전문가들이 직접 특강을 하는데, 이번 학기 440명이 신청했다. 혹시라도 수강학생 중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필자는 이 대규모 강좌를 코로나19 사태로부터 안전하게 진행할 새 과제를 떠안게 됐다. 전문가들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새로운 대학교육 혁신도 가능할 것이다. 이는 또한 정원미달로 고민하는 한국의 대학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유수한 미국의 대학들이 이미 그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적 명문인 펜실베이니아대학교는 2019년 9월 1일부터 전 세계인들을 대상, 인문사회분야를 시작으로 온라인으로 전공과목들을 개설하여 학사학위를 주고 있다. 굳이 유학을 가지 않아도 저렴한 등록금으로 저명 교수들로부터 ‘살아있는’ 강의를 듣고 학사학위를 받는 게 가능해졌다.

이제는 세계적 수준의 강의콘텐츠들을 보유한 대학이 전 세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만으로도 학위증을 주는 시대가 됐다. 지금 한국은 초(超)융합·초(超)연결·초(超)지능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의 파고 속에서 코로나19 사태라는 외란을 맞고 있다. 이 두 가지 위협적 상황도 결국 ‘창의적 문제해결중심’의 대학교육 플랫폼 개발을 통해 극복 가능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위기 속에서도 대학은 여전히 미래를 밝히는 사회의 등대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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