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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칼럼] 코로나19, 부동산 시장 패닉(?) 오나

[장용동 칼럼] 코로나19, 부동산 시장 패닉(?) 오나

기사승인 2020. 03.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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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대기자1
한·중·일 중심의 코로나 19 바이러스 감염증이 유럽에 이어 미국 등 전 세계로 번지는 ‘팬대믹(pandemic)’ 위기로 치달으면서 세계 증시가 ‘코로나 발작’ 증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유가 폭락이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역(逆)오일쇼크까지 세계 경제에 발목을 잡는 양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9%에서 2.4%로 0.5%포인트를 낮췄다. 무역이 경제의 밥줄인 우리는 더욱 심각하다. 당장 2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 넘게 줄었으나 3월은 더욱 위축될게 뻔하다.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되다보니 투자는 물론 소비 역시 급감 추세이고 고용상황도 악화되는 추세다. OECD는 한국경제 성장률을 2%에 턱걸이할 것으로 내다봤고 심지어 무디스는 종전 1.9%에서 1.4%대로 대폭 낮췄다.

코로나19 여파가 부동산 시장에 어떤 태풍을 몰고 올지가 관심이다. 자칫 패닉을 불러오면서 지난 92년 일본의 부동산 대폭락사태와 같은 길고도 어두운 터널에 진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3~4년 동안의 장세 활황은 유동성이 불쏘시개였다. 저금리가 지속되고 잉여자금이 부동산에 대거 유입된 데다 부동산 정책의 오류를 파고든 가수요가 서울과 수도권 시장을 과도하게 달아오르게 한 이유다.

때문에 우선 금리 하락의 여파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다. 한국은행은 경제 회생을 위해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곧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임대수익과 자본이득 면에서 유리한 부동산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지속된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경기위기가 지속되는 불안 속에 소득마저 줄어드는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만 지속적으로 오를 수 있을 지, 현재와 같은 혼돈 시기에 지속적으로 매수세가 유입될지는 의문이다. 유동성외에도 경제 상황, 향후 부동산규제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 시장 개입에 신중을 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경제상황이 더 나빠지면 자산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처럼 안전자산 선호 징후가 뚜렷해질 것이다. 금값과 채권 가격이 급등하고 현금 확보 움직임이 나타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자산 가격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지역 시장도 지켜봐야 한다. 활황 장세는 요지에서 출발해 외곽으로 번지고 위축 시에는 외곽에서 중심지로 향하는 게 부동산의 기본 생리다. 활황 때는 강남에서, 불황 징조는 수도권 외곽에서 시작된다. 수원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은 지난 2월 0.75%~0.71%로 급등세를 연출하다 3월 들어 0.33%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증감률 역시 0.25%→0.25%→0.22%, 경기 지역도 0.31%→0.3%→0.25%로 한풀 꺾이고 있다. 규제지역 확대와 6월부터 대폭적 세금 인상 등의 정부 강공책이 일부 효과도 작용했을 것이다. 4·15 선거도 시장세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반해 강남 등 서울권 시장은 여전하다. 다주택자의 매도 문의가 일부 없지 않으나 머니 게임이 돼버린 요지권은 앞을 내다본 매수세가 더 강해질 여지가 충분하다. 서울 성북·강서·동대문구 등에서 조차 신규아파트 분양가가 1년 사이에 20~30%정도 오르고 있는 것을 보면 가격 하락을 예상하기 힘들다.

마지막으로 임대차 계약을 주목해서 봐야할 것이다. 임대차 관계 및 임대료 유지 여부가 관건이다. 기업이나 자영업이 위기에 몰리게 되면 빌딩이나 상가 임대차 계약이 무너지면서 덤핑 리스가 등장한다. 과거 일본의 부동산 대폭락사태도 바로 깎아주는 임대료가 폭락 첫 징후로 나타난 바 있다. 떠나는 임차인을 붙잡기 위한 것으로 여기서 무너지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붕괴하고 대출 부실로 금융권까지 연계되지 않을 수 없다. 아직 임대 측에서 스스로 낮춰주는 경우는 생겨나고 있으나 본격 임차인 붙잡기 현상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적어도 3개월 이상을 넘기거나 경제 위기가 급속히 진행된다면 시장은 급속히 패닉 상태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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