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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추적]마스크 유통업체 특혜의혹 사실은?

[뉴스추적]마스크 유통업체 특혜의혹 사실은?

기사승인 2020. 03. 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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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체 지오영 회장, 김정숙 여사 동문...사실아냐
지오영 회장 남편 문재인 캠프 참여 인사...사실아냐
유통업체 특혜위해 마스크 약국판매...사실아냐
마스크 유통 막대 수익...추가 물류.인건비 감안해야
'마스크 입고 기다려요'<YONHAP NO-4786>
마스크 5부제 시행 이틀째인 10일 오후 서울 주택가의 한 약국 앞에서 우산을 쓴 주민이 공적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연합뉴스
아투가달린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마스크 대란을 극복하기 위해 9일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자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공적마스크 유통업체에 대한 특혜의혹이 불거졌다.

청와대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곧바로 ‘명백한 가짜뉴스’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적 마스크의 약국유통에 대한 특혜 의혹 조사를 바랍니다’라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청원인은 “정부가 관리·공급하는 공적 마스크에 대한 손해를 매월 1500억 원 정도씩 국민 혈세로 부담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수혜를 보는 회사가 공적 마스크를 약국에 독점 납품하는 지*영이라는 회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이 회사를 선정한 기준이 뭐냐’ ‘이 회사가 마스크 판매 수익으로 얼마나 가져가고 있냐” 등을 따져 물으며 이에 대한 의혹을 밝혀달라고 청원했다.

이날 오후 5시 30분 현재 이 청원에 동의한 사람은 800여 명이다.

캡처
의혹의 핵심은 공적 마스크 유통을 담당하게 된 ‘지오영’이라는 의약품 유통기업의 조선혜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숙명여고 동문이어서 공적마스크 유통을 맡게 됐다는 것이다. 또 조 회장의 남편이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 참여한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라는 의혹도 돌았다.

지오영과 함께 공적 마스크 유통업체로 선정된 백제약품이 사실상 지오영의 계열사라는 의혹과 지오영에 공적 마스크 유통을 맡기기 위해 백제약품을 끼워넣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외에도 약국이 아니라 동사무소 등 행정 기관을 통해 판매 할 수 있었음에도 약국을 공적 마스크 판매처로 정한 것도 의혹으로 제기됐다.

이 중 지오영의 조 회장과 김 여사가 숙명여고 동문이라는 의혹과 조 회장의 남편이 공영홈쇼핑 최 대표라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는 숙명여고를 나왔지만 조 회장은 인천 인일여고를 나왔다. 김 여사는 경희대를, 조 회장은 숙명여대를 나온 것으로 확인돼 표면적으로 두 사람의 학연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조 회장은 “소설도 그냥 소설이 아니고 정말 완전히 조선혜와 지오영을 다른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전날 김 여사와 조 회장은 일면식도 없다고 밝혔다.

공영홈쇼핑 최 대표가 남편이라는 의혹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조 회장의 남편은 최 씨가 아닌 장 씨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남편이 공영홈쇼핑의 사장이라고 하는데 난 누구인지도 모른다”며 “진실이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공영홈쇼핑 역시 전날 ‘사실이 아닌 악성 루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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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마스크 유통을 지오영과 백제약품으로 정한 것과 관련해서는 기획재정부가 해명했다.

기재부는 국민보건의료를 1차적으로 담당하면서 전국 2만 3000여 개소를 갖춰 접근성이 높은 약국을 공적 마스크 판매처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중복판매를 막기 위한 시스템을 최단시간내에 구축하는데도 약국이 보유한 기존 시스템을 활용하는 게 유리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기재부는 약국이 드물게 위치한 지역에 대한 보완책으로 읍·면 지역 우체국 1400개소와 수도권을 제외한 농협 1900개소도 판매처로 선정했다고 부연했다.

또 기재부는 마스크의 약국 판매를 위해 전국적 약국 유통망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지오영·백제약품을 유통채널로 선정하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했다. 유통경로를 효과적으로 추적·관리하고 매점매석이나 폭리와 같은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지오영은 국내 최대의 의약품 유통업체로 전체 약국의 60% 수준인 1만 4000여 곳과 직거래를 하고 있었고 공적 마스크 공급을 위해 거래 약국을 1만 7000여 곳까지 확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오영의 공급망에 포함되지 않는 5000여 개 약국을 업계 2위인 백제약품이 담당한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은 대한약사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조 회장은 “마스크를 빨리 공급을 해야 되는데 거래 약국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이 지오영이고, 우리가 매일 2~3회 배송을 하니까 약국에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어서 대한약사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선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지오영이 혼자 할 수도 있었지만 13개 업체와 컨소시엄을 해서 공급하고 있다”며 “다른 업체들도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다들 열심히 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 2장씩 구매했어요'<YONHAP NO-3620>
10일 서울 시내 한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를 구매한 시민들이 마스크를 들어 보이고 있다./연합뉴스
마스크 한 장당 유통업체의 수익은 100~200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달청이 마스크 제조업체와 장당 단가를 900~1000원으로 계약했고, 지오영과 백제약품은 약국에 1100원에 공급하고 있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유통업체에 100~200원, 판매약국에 400원이 돌아가는 셈이다.

하루에 560만 장의 마스크가 유통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유통비용이 들어가는 건 사실이다. 다만 신속한 유통·배분을 위해 24시간 유통시스템을 유지해야 하고 납품받은 마스크를 약국에서 1인 2매씩 판매할 수 있도록 재분류·포장하는 인력도 필요하다. 즉 물류비·인건비 등이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유통업체가 특혜를 받았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아직 정부 단가 계약이 다 끝나지 않아서 저희에게 1200원에 주는 데도 있고 2000원에 주는 데도 있지만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냥 무조건 다 잡아서 국민들에게 단 1장이라도 더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구매 부서에서는 ‘이러다가 밑지는 거 아니냐’고 하지만 안 남아도 된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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