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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무슨 염치로 ‘비례정당’ 참여하나

[사설] 민주당, 무슨 염치로 ‘비례정당’ 참여하나

기사승인 2020. 03. 12.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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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11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비례연합정당’ 참여여부를 전(全) 당원에게 묻기로 결정하고 12일 아침6시부터 24시간 동안 투표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 당원 투표는 요식행위에 불과하고 민주당의 비례정당 참여는 이미 확정된 것이라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는 당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친문(親文)세력이 “우리가 참여할 비례당은 미래통합당이 만든 미래한국당에 대한 정당방위”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이날 의총이 열리자마자 “의석을 도둑맞게 생겼다”며 비례당 참여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잠재우려 애쓴 모습에서도 이러한 전망이 드러난다.

비례정당은 지난해 말 국회가 패스트트랙에 올려 통과시킨 준(準)연동형비례 선거제가 낳은 사생아다. 이를 주도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국민들은 그 계산법을 알 필요 없다”고 말한 그런 법이다. 다만 이 법을 도입하게 된 명분은 현재의 정당구조로는 어느 한 정당의 과반의석 확보가 어려워 정치 불안이 계속되고 다당제하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정치에 담아 사표(死票)를 방지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권투시합에서 챔피언과 도전자 사이에 공정한 룰이 있듯 선거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어느 한쪽에 기울어진 룰이라면 그 시합은 하나마나다. 민주당과 4개 군소정당이 짜고 도전자인 통합당을 제외한 채 자기네들한테 유리하게 만든 것이 소위 준연동형비례 선거제다. 이는 챔피언이 스파링파트너와 함께 링 위에 올라 도전자와 싸우겠다는 식이다. 미래통합당의 비례전문 미래한국당은 이에 맞선 자구책이다.

그런데 민주당이 이제 와서 불리하다며 ‘1+4’의 비례연합정당을 만들어 참여한다는 것은 당초 연동형비례제 도입의 명분을 부정하는 자가당착의 정치다. 민주당이 무슨 염치로 ‘위성정당’에 참여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민주당이 위성정당에 참여하려면 이에 앞서 연동형비례제 도입에 대한 사과와 함께 다음 국회에서 폐기하겠다는 선언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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