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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행도 ‘드라이브 스루’...수도권 드라이브 명소

[여행] 여행도 ‘드라이브 스루’...수도권 드라이브 명소

기사승인 2020. 03. 1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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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석모도 민머루해변
석모도 민머루해변. 바닷물이 빠지면 광할한 개펄이 드러난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기가 조심스러운 요즘이다. 참을 만큼 잘 참고 있다. 그래도 끝내 여행의 욕구가 폭발할 것 같다는 ‘위기감’이 느껴질 때 드라이브 카드를 꺼낸다. 조금 안전하게 이동하면서 한갓진 곳에 잠깐 내려 풍경을 음미하는 여행을 해 보자는 이야기다. 여행도 '드라이브 스루'다. 찾아보면 수도권에도 제법 괜찮은 드라이브 코스가 많다. 봄볕을 잔뜩 머금은 강과 바다, 산과 들판을 따라가는 길이다. 바이러스로 움츠러든 마음에 생기를 다시 찾아줄 ‘치료약’으로 싱싱한 자연만한 것이 없다. 좋은 점은 또 있다. 길이 여행의 목적지가 되면 시간에 쫓겨 서두르지 않아도 되니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여행/ 석모도 민머루해변
석모도 민머루해변/ 한국관광공사 제공


◇ 인천 강화 교동도·석모도

인천 강화도와 다리로 연결된 석모도, 교동도까지 드라이브하기 괜찮다. 우선 석모도에 가려면 강화군 내가면 황청리에서 석모대교를 건넌다. 석모도에서는 낙가산 중턱의 보문사가 유명하다. 경남 남해 보리암, 강원 양양 낙산사 홍련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관음도량으로 꼽히는 사찰이다. 통일신라 때 화정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전하는데 들머리에 놓인 수많은 불상과 ‘눈썹바위’ 아래 새겨진 마애석불좌상이 유명하다. 들머리의 수많은 불상은 한 어부가 바다에서 건진 22개의 불상을 낙가산에 모시면서 보문사가 시작됐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됐다. 또 마애석불좌상은 예부터 강화 8경에 드는 명승으로 꼽혔다. 마애석불좌상 앞에서는 서해가 내려다 보인다. 해넘이가 참 멋지다. 보문사와 함께 민머루해변도 석모도에서 이름났다. 드넓은 개펄이 장관이다.
 

보문사 마애석불좌상
보문사 마애석불좌상. 보문사는 남해 보리암, 양양 낙산사 홍련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관음도량으로 꼽힌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행/ 대룡시장
교동도 대룡시장/ 한국관광공사 제공


교동도는 강화도 서북쪽에 있다. 강화군 양사면 인화리에서 교동대교를 건너면 교동도다. 이 작은 섬은 1970년대 시장 풍경이 오롯이 남은 대룡시장 때문에 유명해졌다. 대룡리의 대룡시장은 한국전쟁 직후 북한에서 건너 온 피난민들의 집결지였다. 전쟁 끝나면 얼른 고향에 들어가려고 가장 가까운 여기다 진을 쳤다. ‘한국 전쟁 1세대’가 운영하는 교동이발관, 쌍화차가 이름난 교동다방 등은 제법 이름난 이곳 랜드마크다. 어쨌든 오래된 시장 풍경에 이끌려 알음알음 찾는 이들이 늘어나더니 곧 ‘빈티지 출사지’로 부상했다. 교동대교가 생기며 자동차로 갈 수 있게 되면서 관광지로서 면모를 갖췄다. 요즘은 대룡시장 입구에 섬을 돌아볼 수 있는 자전거를 대여해 주고 정보도 알려주는 안내센터(교동제비집)이 생겼다. 전망 좋은 화개산(259m)도 잘 알려졌다. 높지 않지만 섬에 솟은 산이라 풍광이 수려하다. 기장섬, 주문도, 미법도, 아차도, 서검도, 불음도, 납섬, 함박도, 말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들어앉은 바다 풍경이 멋지다. 석모도도 코앞이다.

교동도는 예부터 ‘왕족의 유배지’였다. 고려 희종을 필두로 조선의 안평대군, 임해군, 능창대군, 중종반정으로 쫓겨난 연산군까지 모두 이곳으로 유배와 생을 마감했다. 요즘은 자동차로 갈 수 있는 운치 있는 여행지가 됐다.
 

여행/ 시화호방조제길
시화호방조제길은 서해와 시화호를 양 옆에 끼고 달린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 시화방조제~영흥도

경기 시흥 오이도와 안산 대부도를 연결하는 시화방조제는 길이가 약 12km에 이른다. 방조제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서해와 시화호가 펼쳐진다. 사방이 탁 트이니 시화방조제길을 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후련해진다. 여행 기분을 제대로 낼 수 있다는 말이다. 시화방조제 중간에 시화나래조력공원은 바닷바람 맞으며 잠깐 쉬어가기 적당한 곳이다. 시화조력발전소를 조성할 때 나온 토사를 활용해 만든 해상공원이다. 조력발전소의 이미지에 맞게 ‘달이 만드는 무한 에너지’를 모티브로 조성됐다. 특히 높이 75m의 달전망대가 인기다. 서해와 시화호 등 일대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게다가 전망대 일부 바닥이 투명한 강화유리로 마감된 덕에 짜릿함까지 경험하게 된다. 전망대 옆에는 시화호의 역사와 조력발전 등 청정에너지 원리를 소개하는 조력문화관이 있다. 두 건물 사이에 산책하기 좋은 공원이 자리잡았다.
 

여행/ 시화나래 조력문화관
시화나래조력공원 달전망대. 일부 구간 바닥이 강화유리로 마감됐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시화방조제를 건너 대부도, 선재도, 영흥도까지 내쳐 달려도 좋다. 세 섬이 각각 다리로 연결돼 있어 자동차로 한 번에 갈 수 있다. 잘 알려진 대부도에는 어촌체험마을을 비롯해 미술관, 박물관 등이 제법 많다. 선재도와 영흥도는 인천 옹진군에 속한다. 선재도는 바닷물이 들고 날 때 펄이 드러나는 ‘모세의 기적’ 현상을 볼 수 있다. 특히 측도가 바닷길이 열리는 현상으로 잘 알려졌다.

영흥도는 사연이 많은 섬이다. 고려 말 익령군 기(琦)는 고려왕조의 폐망을 예감하고 식구들과 이곳으로 피신했다. 또 1270년 배중손이 이끄는 삼별초가 강화도에서 진도로 근거지를 옮기던 중 영흥도에서 70여 일 동안 항몽전을 벌였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인천상륙작전의 전초기지가 영흥도였다. 어쨌든 십리포해변, 장경리해변, 용담리해변 등이 잘 알려졌다. 십리포해변은 오래된 소사나무 군락지가 멋지고 장경리해변은 송림이 울창하다. 영흥도에서 가장 높은 국사봉(123m)은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다.
 

여행/ 청평호
고즈넉한 청평호/ 아시아투데이DB


◇ 청평호~자라섬

국도 75호선은 드라이브 좀 해봤다는 이들에게 ‘성지’와 같은 곳이다. 경기도 가평에서 강원도 화천을 잇는 도로인데 이 가운데 특히 신청평대교에서 자라섬까지 구간이 백미다. 청평호와 북한강이 잘 보인다. 여름에는 수상레저를 즐기는 이들로 북적이는 구간이지만 지금은 형편이 좀 낫다. 북한강을 좀 더 가까이 끼고 달리려면 가평 산유리에서 지방도 391호선을 따라가면 된다. 이 도로 역시 남이섬, 자라섬까지 이어진다. 어쨌든 가평 신청평대교까지 간 후 고성리·호명리 방향으로 가면 청평댐이 나온다. 청평댐을 지나면서 청평호가 슬그머니 모습을 드러낸다.

호숫가 풍경이 참 예쁘다. 봄볕 머금어 반짝이는 호수는 고상한 멋이 있다. 가장자리에 자리잡은 건물과 마을도 그림 같다. 바다의 장쾌함이 가슴을 후련하게 만든다면 호수를 품은 은은한 풍경은 마음을 참 평온하게 만든다. 곧 싱싱한 신록(新綠)이 가세한다면 확실하게 기분전환될 거다. 목적지가 따로 없으니 눈이 호강할 풍경을 만나면 그곳이 목적지다.
 

쁘띠프랑스
프랑스문화마을 ‘쁘띠프랑스’/ 쁘띠프랑스 제공


적당한 거리를 두고 쉬어갈 곳이 등장하는데 ‘쁘띠프랑스’, 남이섬, 자라섬 등이 이름났다. 쁘띠프랑스는 프랑스문화마을이다. 프랑스 출신의 소설가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테마로 꾸몄다. 어린왕자의 감성이 깃든, 동화에서 볼 법한 예쁜 건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인생샷 명소’로 이미 인기다. 150년된 프랑스 고택도 볼만하고 야외에서 열리는 오르골 공연도 눈길을 끈다. 청평호를 조망할 수 있는 산책로도 있다. 드라마 ‘겨울연가’로 ‘여행 한류’를 주도한 남이섬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여행지다. 그 유명한 메타세쿼이아 길을 걷고 싶다면 잠깐 들러도 좋다. 매년 가을 재즈페스티벌로 유명한 자라섬 역시 산책하며 봄기운을 만끽하게 제법 괜찮은 곳이다.

서울에서 신청평대교 부근까지 가는 길도 운치가 있다. 국도 6호선, 46호선을 번갈아 타고 가면 된다. 한강을 따라 춘천으로 향하는 도로다. 서울-양양고속도로 화도IC나 설악IC로 나와도 국도 75호선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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