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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버드대는 중국 고관 양성하는 제2 중앙당교

미 하버드대는 중국 고관 양성하는 제2 중앙당교

기사승인 2020. 03. 2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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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고위급 지도자들 40∼50명 연수. 중국 거액 지원
세계 최고 명문으로 손꼽히는 미국 하버드대학이 지난 20여 년 동안 중국의 고관 양성 학교인 중앙당교의 분교 기능을 은밀히 수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구나 이 사실을 잠재적 적국인 미국의 중앙정보국(CIA)도 너무나 잘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져 누가 보더라도 미묘하기 이를 데 없는 관계가 구축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권부(權府)의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25일 전언에 따르면 현재 하버드대의 케네디스쿨에는 일반인은 잘 모르는 이른바 ‘중국공산당 고위지도자 양성반’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국 관계가 지금보다는 좋았던 지난 2001년부터 시작해 단 한 해도 중단되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단 8주에서 최장 수개월에 이르는 이 과정을 이수하는 중국 당정 고위급 인사들도 매년 40∼50명이나 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의 고관들 사이에서 하버드대가 제2의 중앙당교로까지 불리는 것은 이로 보면 하나 이상할 것이 없다고 해야 한다.

로렌스
중국 고관들 사이에서는 제2 중앙당교로 불리는 미 하버드대의 로렌스 배카우 총장이 지난해 3월 20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만나는 모습. 그는 친중파답게 최근 코로나19에 부인과 함께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제공=신화(新華)통신.
이 과정을 이수한 이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우선 국가부주석을 지낸 리위안차오(李源朝)를 꼽을 수 있다. 국가부주석에 취임하기 전인 2000년대 초반에 유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리젠거(李劍閣) 중국국제금융공사 회장, 자오정융(趙正永) 전 산시(陝西)성 성장, 천더밍(陳德銘) 전 상무부장 등을 꼽을 수 있다. 부부장(차관), 부성장, 시장 등의 고관은 아예 부지기수에 이른다. 하기야 20여 년 동안 최대 50여 명이 과정을 이수했으니 그렇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무역전쟁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원지 공방, 언론전쟁을 벌이는 양국의 관계에 비춰보면 이 과정의 존재는 진짜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하지만 양국과 하버드대의 은근한 속내를 살펴보면 전혀 납득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우선 중국은 이른바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싸움이 났을 때 위태롭지 않다”는 진리가 말해주듯 미국을 철저하게 배우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봐야 한다. 여기에 모든 분야에서 최고 선진국인 미국의 최첨단 시스템을 배우겠다는 열망도 나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버드대는 중국으로부터 흘러들어오는 연 500만 달러의 지원금이 탐이 났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여 년 동안 거의 1억 달러를 기부받았으니 중국 고관들만을 위한 교육 과정이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도 나쁠 것은 없다. 중국 당정 최고 지도부 내에 친미파를 심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구미가 당길 수 있다. 여기에 이들이 미국에 체류할 때 CIA 등이 얻을 수 있는 각종 최고급 정보까지 더하면 지난 20여 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과정을 개설한 하버드대에 고맙다고까지 해야 하지 않을까 보인다. 앞으로도 하버드대는 중국의 제2 중앙당교 역할을 꾸준히 할 것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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