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을 공유하는 요즘 시대의 사람들에게 세상은 가로보다는 세로로 길거나 정사각형으로 이뤄져 있다. 또한 사람들은 다른 광경을 발견하기 위해 고개를 두리번거리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화면을 위아래로 문지르거나 컴퓨터 마우스 스크롤을 굴린다.
임하리의 작품들 역시 인터넷에서 순식간에 소모되는 이미지와 닮은 긴 직사각형, 혹은 정사각형의 프레임에 존재한다. 작가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된 일상 속 사물을 작품으로 재현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이러한 이미지들이 당사자 개인에게만 잠시 흥미로운 이미지였음을, 기기의 저장 용량이 꽉 차면 삭제될 수 있는 대상이라는 것을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