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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제네시스 G80, 구매욕구 자극하는 ‘명품’으로 돌아왔다

[시승기]제네시스 G80, 구매욕구 자극하는 ‘명품’으로 돌아왔다

기사승인 2020. 04. 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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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성·승차감·주행성능 인상적
제네시스 정체성 구축…브랜드 성장 견인차
완벽한 비율 적용…스포티·럭셔리, 두 마리 토끼 잡아
G80
/bipark@
“후륜구동 세단이 갖출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비율과 역동적이면서 우아한 외관”. 환골탈태한 G80에 대해 제네시스 브랜드가 내세운 가치다. 3세대 G80은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외관과 스타일을 적용했고, 무엇보다 G90 페이스리프트에서 시작된 제네시스만의 정체성을 보여줄 디자인이 드디어 안정화됐다는 자신감이라 하겠다.

G80은 올해 초 출시한 제네시스 최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과 함께 브랜드 가치를 몇 단계 업그레이드 할 대표선수로 꼽힌다. GV80이 새로운 도전이라면 G80은 제네시스의 판매량과 직결되는 주전선수라 할 만하다.

G80은 제네시스라는 브랜드의 시작과 함께하며 제네시스를 지금의 자리까지 올려 놓은 모델이다. 현대자동차가 보급형 차량을 대량생산하는 글로벌 자동차 생산업체라는 이미지를 벗고 럭셔리 세단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도 G80이 있어 가능했다. 현대차 최초로 세단에 4륜 구동 시스템을 처음 적용한 모델도 G80이다. 다른 모델들과는 급이 다른 존재감이라 하겠다.

그동안 제네시스 디자인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던 부분은 ‘정체성’이었다. 소위 삼엽충 그릴로 알려진 1세대 BH와 헥사고날 그릴을 적용한 2세대 DH는 같은 제네시스였지만 헤리티지를 만들만 한 요소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G80은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았음에도 의미 있는 브랜드 성장세를 이끌어 왔다. 상품성과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하며 기존 현대차와는 다른 존재감을 조금씩 구축했고, 드디어 제네시스 로고의 날개를 형상화한 ‘쿼드램프’가 그만의 유니크한 정체성을 만들어 냈다.

여기에 ‘파라볼릭 라인(Parabolic Line)’과 볼륨감을 강조한 ‘애슬래틱 파워 라인’은 앞으로 제네시스를 현대차와는 다른 브랜드로 소비자에 각인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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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매력적이었던 G80…“잘 나온 차? 바로 사고 싶은 차!”
제네시스 G80은 그 첫인상은 언제나 기존의 틀을 벗어난 무엇인가가 있었다. 2006년 BH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도, 출시 이전 독일 뉘르브르크링에서 만난 2세대 DH도 그랬다. 현대차가 추구하던 디자인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 G80은 3세대 들어 그 강렬함은 배가됐다.

31일 만난 G80은 전일 있었던 온라인 출시행사의 모습보다 더 날렵하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 실물로 보는 G80은 GV80과 달리 사진과 실물의 차이가 크지 않다. GV80이 사진상에서 과도하게 큰 그릴로 어딘지 모르게 비대칭 느낌을 자아냈던 것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신차들이 나올 때 마다 첫 눈에 “정말 사고싶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모델은 그리 많지 않다. G80은 처음 보는 순간 구매욕구부터 생기게 하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G80 디자인의 가장 장점은 안정적인 차체 비율이다. 여기에 패스트백 스타일 디자인이 더해지면서 더욱 강한 역동성을 느낄 수 있는 존재가 됐다. G80은 기존 대비 전폭과 전고를 35㎜와 15㎜를 낮췄다. 제네시스 브랜드에서는 이를 “후륜구동 세단이 갖출 수 있는 가장 세련된 비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G80의 비율은 밋밋한 세단으로 여겨지던 제네시스에 새로운 숨을 불어 넣은 듯 생동감을 느끼게 해준다.

G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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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부는 GV80에서 본격적으로 강조한 ‘두 줄’의 쿼드램프가 방패 모양의 크레스트 그릴과 어우러진다. GV80에서 다소 짧게 느껴졌던 쿼드램프는 적정한 비율로 배치돼 럭셔리 브랜드 세단으로서의 품격을 만들어 낸다. 후드에는 제네시스 로고 끝에서 시작되는 두 줄의 센터 라인과 크레스트 그릴 양쪽 끝 부분부터 이어지는 후드 캐릭터 라인으로 완성된 볼륨감은 G80이 숨겨 놓은 강력한 성능을 미뤄 짐작케 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측면부와 후면부다. 쿼드램프에서 시작돼 도어 상단부를 거쳐 후면부로 갈수록 점점 낮게 이어지는 ‘파라볼릭 라인(Parabolic Line)’이 특징인 측면부는 패스트백 스타일의 G80을 어느 브랜드의 차량보다 ‘힙’한 존재로 만들었다.

후면부는 차체만 낮아졌을 뿐 GV80 후면부를 그대로 가져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쿼드램프와 말굽(Horse shoe) 형태로 둥글게 음각 처리한 트렁크 표면은 고급스러움과 심플하면서도 부족하지 않은 볼륨감을 느끼게 해준다. 더욱이 GV80과 달리 후면부에 제네시스 로고의 방패모양 디자인을 후방 카메라가 위치한 트렁크 버튼과 머플러에 적용하는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제네시스의 정체성을 녹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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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을 이어가는 실내디자인
GV80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G80의 실내디자인은 새롭지 않을 듯하다. GV80 실내와 다른 점을 찾는 것이 빠를 정도로 G80의 디자인은 유니크함을 찾기는 힘들다. 기본적으로 제네시스가 GV80부터 ‘여백의 미(Beauty of White Space)’를 강조했던 만큼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물이라 하겠다.

전면부 중앙을 가로지르는 수평 형태의 송풍구(에어 벤트), 조작버튼 수를 줄인 센터페시아, 정교하게 세공된 보석을 얹어놓은 것 같은 지-매트릭스 문양의 다이얼 변속기, 도어 조작버튼과 스피커의 위치 등은 GV80 운전석에 앉아 있는 착각을 들게한다.

가장 큰 차이점은 스티어링 휠이다. 2포그 방식이 적용돼 그립감이 다소 아쉬웠던 GV80과 달리 G80에는 4포크 스티어링 휠이 적용됐다. 스트어링 휠 두께도 적당해 GV80보다 우수한 그립감을 자랑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버튼 배열 디자인 등은 GV80과 유사해 통일성을 유지했다. 또 다른 차이를 굳이 찾는 다면 드라이브 모드 조작을 다이얼이 아닌 버튼으로 한다는 점이다.

2열은 럭셔리 세단임을 한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정갈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옵션 사항이긴 하지만 별도로 다른 화면 시청이 가능한 듀얼스크린과 터치방식 공조패널 조작버튼은 후석 탑승자의 편의성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킨다. 패스트백 스타일 디자인의 적용에도 불구하고 2열 공간은 합격점이다. 2열 시트 포지션을 낮춰 헤드룸과 레그룸을 기존 2세대 보다 4㎜와 2㎜ 확대했다. 나파가죽(옵션)이 적용된 전동식 시트도 고급스러움을 더하는 요소다.

G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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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터보 엔진, 더 조용할 수 있나…기대 이상의 승차감·정숙성
이날 시승한 차량은 가솔린 3.5 터보엔진이 적용되고 20인치 타이어와 안전·편의장치가 모두 적용된 AWD 풀옵션 모델이다. G80 3.5 터보 모델은 최고출력 380마력(PS), 최대토크 54.0㎏f·m의 성능을 자랑한다. 동급 최고 수준이다.

시동을 걸어도 엔진룸에서 전달되는 소음과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실내 유입 소음을 적극적으로 잡아냈다. G80은 럭셔리 세단이라는 점에서 차량 소음을 낮추고 승차감은 높이는데 공을 들였다. G80은 엔진의 진동과 소음이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회전식 진동 흡수 장치(CPA) 토크 컨버터를 적용했다. 이 장치는 엔진이 회전할 때 발생하는 진동의 반대 진동을 만들어 엔진 회전 진동을 상쇄시킨다.

또한 진동과 소음이 적은 다중 분사(MPi)방식과 배기량 대비 높은 마력과 토크를 낼 수 있는 가솔린 직분사(GDi) 방식을 상황에 맞게 사용하는 듀얼 퓨얼 인젝션 시스템을 채택했다. 역동적인 주행과 정숙주행 모두를 잡은 셈이다.

여기에 윈드실드(앞 유리)와 모든 도어에 차음 유리를 기본 적용했고, 도어 접합 부인 도어 실링 구조를 개선해 풍절음도 대폭 줄였다. 신규 엔진룸 방음 패드와 공명음 저감 휠도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을 최대한 줄여준다. 알루미늄 소재 비율을 높인 차체도 진동으로 인한 소음을 상당부분 감쇄시키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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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GV80에 적용된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기술(RANC)는 채택되지 않았다. 앞서 말한 노력으로 정숙성을 상당부분 잡았기 때문에 RANC를 적용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 제네시스 측 설명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RANC를 적용했다면 시승 중에 차체 바닥에서 전달되는 미세한 진동과 소음을 줄이는데 효과적이었을 듯 하다.

최근 출시되는 SUV도 승차감을 높이는데 집중하는 것을 생각하면 세단의 승차감 기준은 과거에 비해 한층 높아졌다. G80은 그 기준을 충분히 만족시킬만하다. 저속주행과 고속주행 모두에서 기대 이상의 승차감을 경험할 수 있다는데 크게 반대의견을 낼 사람은 없을 듯 하다.

G80이 갖고 있는 기대 이상의 승차감은 과속방지턱 구간에서 빛을 발한다. 연속으로 이어지는 과속방지턱 구간에서도 운전자에게 충격이 전달되지 않을 만큼 서스펜션이 효과적으로 역할을 해 낸다.

이는 G80 가솔린모델에 적용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의 힘이다. 이 기술은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을 통해 노면 정보를 사전에 인지하고 서스펜션을 미리 제어해 차량의 상하 움직임과 충격을 줄여준다. 드라이브 모드를 ‘컴포트’에서 ‘스포츠’로 변경하면 서스펜션의 변화와 승차감의 차이를 더욱 확실히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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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지 않고 밀고 나가는 힘을 느껴라
시승차는 가솔린 3.5 터보 모델인 만큼 주행 성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G80은 5800rpm에서 최고출력을, 1300~4500rpm에서 최고토크를 자랑한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출발시 다소 무거운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본격적인 주행에 들어가면 어느새 내 의지보다 빠르게 반응하고 있는 파워트레인을 경험할 수 있다.

도심주행-고속주행-일반도로 주행으로 구성된 약 75㎞ 시승구간에서 G80은 안정적이면서도 파워풀한 주행성능을 뽐냈다. 컴포트모드로 주행하는 동안 G80은 AWD이라는 점을 인지 못할 정도의 부드러움을 선보인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엔진은 부드럽지만 힘있고 민첩한 주행을 만들어낸다.

수냉식 인터쿨러 적용이 주행능력을 배가 시킨다. 수냉식 인터쿨러는 엔진에 유입되는 공기의 온도를 냉각수를 통해 빠르게 냉각시켜 터보 차저의 응답성을 높여준다. 이를 통해 향상된 가속감과 액티브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준다. 상황에 맞게 연료 분사 방식의 변화를 주는 듀얼 퓨얼 인젝션 시스템도 한 몫 하는 듯 하다.

새로운 차체도 강력하고 민첩한 주행을 가능케 하는 요소다. G80 플랫폼은 제네시스 3세대 후륜구동 기반 플랫폼으로, 차체를 낮춰 무게중심을 아래에 두는 형태로 설계됐다. 이를 통해 주행 안전성을 높였다. 더욱이 차체의 약 19%에 알루미늄 등 경량 소재를 적용, 공차중량을 기존 대비 125㎏ 줄여 동력 성능을 높인 것도 주효했다. 순간 가속으로 110㎞/h 이상으로 속도를 끌어올리면 엔진회전수는 4000rpm 초반 수준으로 유지되며 최적의 토크를 발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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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포트모드와 스포츠모드가 크게 차별화 되지 않는 여타 세단과 달리 G80은 확실히 스포츠모드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스포츠모드로 운전모드를 변경함과 동시에 G80은 야성을 확실히 끌어낸다. 웬만큼 가속페달을 밟지 않으면 엔진의 질주 욕구를 해소시켜주지 못할 만큼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컴포트 모드와 달리 가속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는 차체는 운전의 재미를 한껏 높여준다.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휠도 컴포트 모드와 달리 확실히 단단하고 묵직한 느낌을 전달한다.

3세대 G80은 디자인 뿐만 아니라 성능면에서도 기존 2세대와 확연한 수준 차이를 보여준다. 여기에 최근 현대차그룹이 신차에 대거 적용하고 있는 업그레이드된 반자율주행기능과 안전·편의 사양이 어우려져 주행성능·승차감·편의성·안전 등 럭셔리 세단이 추구하는 최상의 조합을 이끌어냈다. 다양한 옵션을 니즈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점도 G80의 가치를 높이는 부분이다.

G80을 직접 몰아본다면 외관 디자인보다 더 매력적인 G80의 본 모습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 출시와 함께 시작한 사전계약에서 하루만에 2만2000대 계약이 이뤄졌다. 이는 올해 판매목표 3만3000대의 60%를 넘는 기록이다. 본격적으로 소비자 대상 시승행사가 진행되고 입소문이 퍼지면 그 인기는 더욱 폭발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컴포트·스포츠 모드로 번갈아 가며 시승한 75㎞ 구간에서 G80은 7.9㎞/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제네시스가 밝힌 가솔린 3.5터보(AWD, 20인치)의 공식연비가 도심 7.3㎞/ℓ, 고속도로 10.3㎞/ℓ, 복합 8.4㎞/ℓ라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실연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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