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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 긴급점검…공모가 밑도는데 ‘사? 말아?’

리츠 긴급점검…공모가 밑도는데 ‘사? 말아?’

기사승인 2020. 04. 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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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부동산 위축 우려 커져
이리츠코크렙 고점 대비 37% 폭락
NH프라임·롯데리츠 등도 약세
전문가들 "국내 리츠 임대차 우량
임대료 수익 줄어들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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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저금리 기조에서 고배당 등으로 인기를 끌던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줄줄이 공모가 아래로 추락해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침체가 부각되면서 국내 주요 상장 리츠 5곳 가운데 2곳은 코스피보다 더 가파르게 하락했다. 안정적 투자처로 각광받던 리츠가 위험자산인 주식보다 더 큰 손실을 내고 있는 것이다. 투자 우려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임차인 우량성이나 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현재 가격대가 나쁘지 않기 때문에 리츠 주식을 보유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한다. 국내 리츠 구조상 임대수익 감소 가능성이 낮아서다. 또 해외인 경우 부동산 자산 거품이 많지만 국내는 작년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해 자산 거품이 크지 않다는 진단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리츠코크렙은 지난 3일 4975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초 대비 26.08% 하락해 공모가(5000원)을 밑돌았다. 코스피 하락폭(20.68%)보다 크다. 작년 고점(7900원)과 비교하면 37% 이상 폭락한 수치다. NH프라임리츠는 올 들어 -23.36% 하락했고 이어 롯데리츠(-19.25%), 신한알파리츠(-14.12%), 맥쿼리인프라(-5.91%) 순이다. 5개 가운데 이리츠코크렙, 롯데리츠, 이리츠코크렙, NH프라임리츠가 모두 공모가(5000원)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저금리 기조 반사이익을 누리면서 상한가를 줄줄이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롯데리츠는 지난해 10월 코스피 시장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30%)까지 뛰어올랐고, 신한알파리츠와 이리츠코크렙도 작년 한 해 주가가 40% 이상 상승했다. 배당수익률이 7%대로, 은행 이율보다 3배 이상 높아 증시 한파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몰렸다. 인기에 힘입어 작년 국내 리츠 시장의 자산운용 규모는 전년보다 17.3% 증가해 5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리츠 투자자의 리스크는 크게 2가지다. 임대료 수익 감소와 부동산 거품 붕괴다. 리츠는 부동산 임대 수익이나 시세차익을 배당하는 상품이다. 경기 침체로 임차인이 임대료를 내지 못하면 배당 재원이 없어져 배당을 받지 못할 수 있다. 또 리먼 사태 이후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낸 상품 중 하나가 리츠인 만큼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 자산 거품이 빠질 것인가에 대한 우려도 크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리츠 역사가 짧아 시기적으로 검증을 할 순 없지만 임대료 수익이나 자산 거품과 관련해 해외 리츠보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다고 본다. 10년 넘게 장기간 거품이 형성돼 온 해외리츠와 달리 거품 형성 기간이 짧고 국내 상장 리츠의 임차인들이 우량하다는 평가다.

롯데리츠와 이리츠코크렙의 최대주주는 각각 이랜드리테일(74.99%), 롯데쇼핑(50%)이다. 100% 그룹 계열사로부터 임대료 수익을 받는 구조다. 양사 리츠의 자산형태가 현재 업황이 좋지 않은 리테일이긴 하지만 장기 책임임차로 계약을 했기 때문에 장사가 되든 안 되든 임대료를 지불해야 한다. 롯데쇼핑과 이랜드리테일의 신용등급은 각각 AA, BBB+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임대료를 내고 나서 배당금으로 다시 지분율만큼 가져오는 구조”라며 “계약과 달리 임대료를 줄이면 대주주의 신의성실 위반 이슈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대료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은 ‘0’라는 것이다.

신한알파리츠의 경우 현재 자산이 경기도 판교 알파돔타워IV와 서울 용산 더프라임 오피스 빌딩 등 2개로, 판교 빌딩의 메인 임차인은 네이버와 블루홀이다. 개인 임차 비중이 적은 편이기 때문에 임대 수익이 안 들어올 가능성이 적다. 또 자회사 광교리츠의 지분 92%를 보유한 만큼 서울 중구 대일빌딩의 추가 편입도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맥쿼리인프라는 대출에 대한 이자수익과 배당수익 2가지가 있는데, 현재 배당이 나오는 자산들은 정부수입보장이 적용되고 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맥쿼리인프라는 코로나19 이슈로 인한 수익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라며 “가장 안정적인 기초자산과 앵커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6%대 배당수익률이 상당히 높다”고 분석했다.

경기부진에 따른 실물자산 가격 하락 리스크도 해외 리츠 시장보다 낮다는 평가다. 장 연구원은 “국내 리츠는 상장한 지 얼마 안 돼서 작년에 급격하게 올랐다가 작년 12월부터 계속 빠지면서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에 이미 조정을 시작했다”며 “리츠 자산 가격에 거품이 붙는 과정도 미국 등 해외시장에 비해서 길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시장 우려는 과한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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