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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국토부 제재는 풀렸는데…진에어, 격려금 지급 놓고 복잡한 속사정

[취재뒷담화] 국토부 제재는 풀렸는데…진에어, 격려금 지급 놓고 복잡한 속사정

기사승인 2020. 04.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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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777-200ER
진에어 항공기/제공=진에어
진에어가 국토부 제재가 풀리면 주기로 약속했던 특별 격려금의 지급 연기를 검토 중에 있다고 합니다. 족쇄가 풀리기를 20개월 동안 기다려 온 만큼 임직원들에게는 아쉬운 소식이 아닐 수 없겠죠. 하지만 지금 진에어를 포함한 국내 항공업계가 처한 상황을 감안하면 당초 계획대로 격려금을 지급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임에 분명합니다.

진에어가 격려금 지급 시기와 관련해 노조 측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의 시선은 노조의 합의 여부에 쏠리고 있습니다. 이번 제재 해소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업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부 차원의 배려도 일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그간 고통을 분담하며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노조도 큰 힘이 됐죠. 진에어가 ‘격려금 지급 연기’라는 표현에 조심스러운 배경입니다.

진에어 노사는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제재가 풀리는 다음 달 기본급 100%의 특별 격려금 지급에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제재가 해소되고나니 코로나19가 기다리고 있는 말 그대로 ‘산 넘어 산’인 셈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진에어도 말 못할 고민이 있습니다. 현재 국내 항공업계가 고사 위기인 가운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는 휴직과 인력 감축 등을 포함한 자구안으로 ‘연명’하면서 산업은행의 경영자금 지원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히 같은 한진그룹의 계열사이자 국내 최대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마저 6개월간 순환휴직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진에어가 마냥 자축하기에는 눈치가 보일 것입니다.

특히 산은은 최근 진에어에 대한 300억원의 경영자금 지원을 밝혔습니다. 이런 시기에 격려금을 지급한다면 자칫 혈세로 ‘격려금 잔치’를 벌이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 조심스러울 것입니다. 특히 전 세계 각국의 입국 제한으로 항공기를 띄우지 못하는 가운데 진에어 역시 비용 감축이 절실한 상황에서 대규모 지출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에어는 무급휴직과 순환휴가 등 인력 조정을 비롯해 B777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하는 등의 고정비 감축과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구 등 국내선 확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결국 진에어를 포함한 항공업계 전체가 존립 위기에 서 있는 지금 노사가 합심해 위기를 극복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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