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효과 지켜보자”…한은, 기준금리 0.75%로 동결

“효과 지켜보자”…한은, 기준금리 0.75%로 동결

기사승인 2020. 04. 09. 17:4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경제성장률 큰 폭으로 하락할 듯"
20200409 통방 기자설명회_사진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시장의 예상대로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지난달 임시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내리는 ‘빅컷’을 단행한 데다 ‘한국판 양적완화’를 진행한지 얼마 안된 만큼 우선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면서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최저 수준인 0.75%로, ‘제로금리’에 접어든 상태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에서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플러스 성장까지는 가능하겠지만 이마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개에 달려있다는 관측이다.

한은은 9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수준인 연 0.75%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 총재는 “향후 성장과 물가 흐름이 기존의 전망경로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코로나19에 대응한 재정, 금융,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지켜보면서 정책방향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돼 이번 달에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이미 지난달 16일 예정에 없던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추는 ‘빅컷’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사상 첫 ‘제로금리’로 내려간 상태다. 추가 인하 여력이 줄어든 만큼 속도 조절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이 총재도 “지난번에 기준금리를 비교적 큰 폭으로 낮췄기 때문에 당연히 정책 여력은 조금 줄어드는 게 사실”이라며 “실효하한은 선진국 금리가 내려가면 실효하한도 같이 내려가는 등 어느 수준에 고정된 것이 아니고, 가변적인 만큼 금리로 대응할 정책 여력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달 26일에는 매주 환매조건부채권(RP)를 매입해 금융사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는 ‘한국판 양적완화’에도 나선 상태다. 한은이 전액 공급방식의 지원을 택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채권시장안정펀드도 본격 가동했다. 이 같은 조치들의 효과를 우선적으로 지켜본 뒤 행동을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올해 경제성장률도 기존 전망치였던 2.1%를 크게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수준까지 내다보고 있다.

이 총재는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이 겪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금융위기 때보다도 훨씬 더 충격의 강도가 셀 것으로 생각한다”며 “코로나 사태가 2분기 진정돼 하반기에 들어서면 경제활동이 점차 개선된다고 하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국내 경제가 올해 플러스 성장을 하지 않겠는가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국내 경기 흐름은 코로나 진전에 달려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또한 유동성 공급과 관련해 “국고채는 수급 및 시장안정을 위해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매입할 계획”이라며 “올해 코로나19 대응 재원 마련을 위해 (정부의) 국채 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장안정 도모 차원에서 국채 매입을 적극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향후 추가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상황에서는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서의 전망치 대폭 하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는 추후 기준금리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만약 코로나19가 진정되지 못한다면 빠르면 5월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한은은 공개시장운영 단순매매 대상증권에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주택저당증권(MBS)을 포함하기로 했다. 이들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공급하면 회사채 매입에 활용할 수 있는 등 금융시장 안정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