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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사들 학생 성희롱, 경징계에 그칠 일 아냐

[사설] 교사들 학생 성희롱, 경징계에 그칠 일 아냐

기사승인 2020. 05. 0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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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처음 키스하거나 볼을 비볐을 때 나는 ○○에 뚜렷한 반응이 오는 것을 느꼈다’ ‘우리는 만나자마자 좋아서 키스를 했다’ 이는 어느 포르노잡지에 실릴 법한 성적 표현이지만, 지난달 서울 동작구 한 여고의 가정과목 교사 A씨가 온라인으로 학생들에게 내준 학생들의 사랑 유형에 관한 설문조사 내용 수십 개 중 한 예다. 질문에 대한 답은 ‘예’ ‘아니오’로만 표시토록 한 단답식 조사였다.

이 같은 사실은 과제내용을 알게 된 학부모들과 기독교단체들이 학교에 항의함으로써 알려졌다. 학교 측은 대책회의를 갖고 학교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문제교사에 대한 징계를 논의키로 했다.

A교사의 설문조사내용은 조사라기보다는 거의 성희롱에 가깝다. 설문조사라는 명분으로 학생 개인의 프라이버시까지 왜 알아내려고 했는지 의도가 의심스럽다. 초중고 교사들의 학생들에 대한 험한 말이나 성추행 또는 성희롱성 말이 사회적 문제가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A교사에 앞서 울산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1학년 남성교사 B씨가 온라인 개학 후 ‘자기팬티 빨기’라는 첫 주말숙제를 내줬다. B교사는 학생들이 온라인에 올린 세탁물 사진을 보고 ‘매력적이고 섹시한 친구’ ‘울 공주님 분홍색 팬티 이뻐요’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이게 초등1학년생에게 담임교사가 할 말인가. 이러한 말도 성추행이나 성희롱과 다름없다. 지난달 28일 이를 본 네티즌들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해당교사의 파면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와 5일 현재 15만4000여 명이 동의했다.

지금은 부산시장이 대낮에 여직원을 사무실로 불러 성추행을 하고 국회의원 후보자가 섹드립(성적농담)과 욕설이 난무하는 디지털 오디오방송에 버젓이 출연해 막말을 하고도 당선되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의 분위기가 성희롱 교사들을 만들었는지, 교사들의 행동이 이런 세상을 만들었는지 알 수 없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러한 교사들을 결코 가볍게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지배적 여론이란 점이다. 성추행 성희롱 교사에 대해서는 회복불가능한 중징계를 가하는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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