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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외교 관련 작고, 정치적 야망 위한 정기만찬에 세금 사용”

“폼페이오, 외교 관련 작고, 정치적 야망 위한 정기만찬에 세금 사용”

기사승인 2020. 05. 21.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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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 "폼페이오 국무, 외교 인사 14% 참석 만찬 국무부 비용으로 정기 주최"
"정치적 야망 위한 기부자·후원자 기반 구축에 연방자원 사용"
이수혁 주미대사도 참석...참석자에 4만6000원 기념물 증정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국무부 재원을 사용해 정기적으로 가져온 만찬 행사가 외교와 관련성이 작고, 개인적 정치적 야망을 위한 것이었다고 미국 NBC방송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국무부 재원을 사용해 정기적으로 가져온 만찬 행사가 외교와 관련성이 작고, 개인적 정치적 야망을 위한 것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만찬 행사에는 이수혁 주미 한국대사 부부도 주빈으로 참석한 적이 있어 주목된다.

◇ 폼페이오 국무장관, 외교 인사 14% 참석 만찬 국무부 비용으로 정기 주최

NBC방송은 20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이 취임한 2018년부터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단되기까지 폼페이오 장관 부부 주최로 억만장자 최고경영자(CEO)·대법관·중진 정치인·대사 등이 참석한 매디슨 만찬을 20여 차례 국무부 청사에서 열었다고 보도했다.

‘매디슨 만찬’은 미국의 4대 대통령이자 5대 국무장관이었던 제임스 매디슨의 이름을 딴 것으로 매디슨 전 대통령이 자주 외국 외교관과 만찬을 하면서 의견을 교환하는 습관을 가진 것에서 착안했다.

문제는 매디슨 전 대통령은 외국 외교관을 초청했고, 비용도 자신이 지불한 반면 폼페이오 장관 초청 만찬에는 외교 관련 인사는 14%에 불과했고, 비용을 국무부가 지불했다는 것이다.

NBC가 입수한 지난해 말까지의 초청자 명단에 따르면 거의 500명 가운데 외교관이나 외국 관계자는 14%에 불과했다. 50여명의 대사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유럽 및 중동 국가 대사이고, 아시아와 남미·아프리카의 대사들도 소수 포함돼 있었다.

◇ 이수혁 주미대사 부부, 폼페이오 국무장관 주최 만찬 참석...참석자에 31.75달러(4만6000원) 기념물 증정

이 가운데 이수혁 대사 부부도 포함됐다. 이와 관련, 이 대사는 2월 29일 페이스북에 “목요일(2.27) 저녁 저희 부부는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내외 초청 만찬에 참석했다. 장관께서 저를 주빈으로 미국의 저명인사 5쌍의 부부를 초청했다”며 “대한민국에 대한 폼페이오 장관의 애정을 실감하는 저녁시간이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찬 직전 매디슨 룸이 있는 국무부 8층 발코니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당시 만찬은 이 대사가 1월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한 후 약 두달만이 이뤄진 것으로 상견례 성격이 강해 보인다.

참석자들이 대개 오후 9시경 만찬을 마치고 떠날 때 매디슨 로고가 새겨진 펜과 일기장(Journal)이 주어졌는데 이는 국무부가 특별 주문한 것으로 각각 23.75달러(2만9000원)·8달러(9800원)짜리라고 국무부 관계자는 말했다.

폼페이오 이수혁 대사
이수혁 주미 한국대사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2월 27일(현지시간) 국무부 청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이수혁 대사 페이스북 캡처
◇ 폼페이오 주최 만찬, 재계 39%, 정관계 30%, 언론·엔터테인먼트 업계 23%

‘매디슨 만찬’ 참석자 39%는 재계, 30%는 정부나 정계 인사였다. 초청된 상·하원의원은 전부 공화당이었다.

23%는 언론이나 엔터테인먼트 업계 인사였는데 언론계 참석자 중 39%는 ‘친(親)트럼프’ 성향인 폭스뉴스 소속이었다.

다만 NBC는 초청자들이 실제로 참석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전했다.

◇ 폼페이오 부인 수전, 초청명단 정리·메뉴 선정 관여

매디슨 만찬에 관여했던 국무부 관계자들은 “이 행사가 본질적으로 폼페이오 장관의 정치적 야망을 위한 기부자·후원자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연방 자원을 사용하고 있고, 수전 폼페이오의 개인 이메일 주소로 재전송되는 광범위한 연락처 정보가 완성되는 데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고 NBC는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부인 수전 폼페이오는 초청명단 정리와 메뉴 선정 등과 관련해 국무부 당국자들과 직접 연락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고, 이에 대해 국무부 내부에 우려가 있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미국의 국무장관이 아니라 ‘마이크와 수전 장관’ 같았다”고 말했다. 매디슨 만찬에서 공직자가 아닌 수전의 존재감이 그만큼 컸다는 뜻이다.

행사 초기에 국무부 소속 법률고문은 국무장관이 주최하는 행사는 외교정책과 관련된 행사여야 한다고 지적했고, 의회 보좌관들이 ‘몇몇 의회 위원회가 이 만찬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NBC는 밝혔다.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장관이 외교정책 목적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국내 중심의 대규모 정치 모임을 주최하는 데 그러한 납세자 자원을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는 혐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디슨 만찬이 최근 해임된 스티브 리닉 국무부 감찰관의 조사대상이었는지는 불분명하다. 리닉 감찰관은 폼페이오 장관이 보좌관을 기용해 개 산책과 같은 개인적 용무에 동원한 의혹 등을 조사 중이었으며 폼페이오 장관이 해임을 건의,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였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초청된 모두가 미국과 세계에서의 미국의 리더십에 이해관계가 있는 인사들”이라며 “장관이 모든 정치적 스펙트럼을 가진, 전 세계 손님들의 얘기를 들으며 지식을 얻었기 때문에 이러한 모임으로부터 큰 혜택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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