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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앞둔 문희상 “아쉬움 남아도 행복한 정치인”

퇴임 앞둔 문희상 “아쉬움 남아도 행복한 정치인”

기사승인 2020. 05. 21.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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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기자간담회 인사말하는 문희상 국회의장<YONHAP NO-2567>
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퇴임을 앞둔 문희상 국회의장은 21일 “아쉬움이 남아도 행복한 정치인의 길을 걸어왔다. 후회 없는 삶이였다”고 회고했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기어이 이날이 오고야 말았다. 만감이 교차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의장은 “모든 것을 정리하고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에 서있는 지금, 몹시 떨린다”면서 “국회의장직 뿐만 아니라 나의 인생 자체였던 국회와 정치를 떠난다는 두려움일 것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늘 그렇듯이 다가올 낯선 미래에 대한 동경과 새로운 길을 가고 싶다는 설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평생 정치의 길을 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면서 “1965년 혈기 넘치던 법대 시절 한일회담 반대 투쟁에 나섰던 시기를 떠올리면 55년의 세월, 1980년 서울의 봄을 기점으로 하면 40년, 1987년 제2 서울의 봄에 첫 창당에 참여한 시절을 기준으로 하면 33년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생의 업이자 신념이던 정치를 떠난다니 심경이 복잡했다. 말짱 도루묵 인생이 아니었나 하는 깊은 회한이 밀려든 것도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아쉬움은 남아도 후회 없는 삶이었다. 하루하루 쌓아올린 보람이 가득했던 행복한 정치인의 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197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난 것을 회고하며 “동교동 지하서재에서 김대중 대통령님을 처음 만난 날, 그 모습이 지금도 강렬하고 또렷하게 남아있다”면서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며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통일에의 꿈이 무지개처럼 솟아오르는 세상’ 그 말씀이 저를 정치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날 모든 것을 걸고 이뤄야할 목표가 분명해졌다. 그리고 1997년 12월 19일 김대중 대통령님이 당선됐다”면서 “수평적이로 평화적인 정권교체가 현실이 됐고 이로써 저의 목표는 모두 다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날 이후 저는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정말 편안한 마음으로 ‘이제부터 내 인생은 덤이요’라고 말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으로는 아들 석균 씨가 지난 총선 때 공천 세습 논란에 휘말렸을 때를 꼽았다.

문 의장은 “내가 아들을 출세시키려고 위치를 이용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쓰라린 심경을 느꼈다”면서 “과거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천 컷오프된 적도 그만큼 모멸감을 느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은퇴 후 의정부로 돌아가 어머님께서 가꾸시던 것과 비슷한 텃밭을 일구는 것이 진짜 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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