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중대한 기로 직면, 일국양제 휘청에 중 노심초사

중대한 기로 직면, 일국양제 휘청에 중 노심초사

기사승인 2020. 05. 24. 23:5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반전 계기 못 잡으면 공산당 리더십도 타격 불가피
중국의 통일 국시인 이른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가 최근 중대한 생사의 기로에 직면하고 있다. 자칫 잘못 하면 완전히 권위를 상실, 폐기되기 직전의 운명에 봉착할 가능성도 전혀 없지 않다고 해야 한다. 당연히 중국 당국은 노심초사하면서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나 당분간은 앞이 잘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clip20200524235003
대만을 마주보는 중국의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의 거리에 나붙은 일국양제 표어. 최근 대만과 홍콩의 반발로 이 기조의 통일 방안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제공=샤먼르바오(厦門日報).
이른바 량안쓰디(兩岸四地·중국과 대만, 홍콩 및 마카오) 관계에 정통한 베이징 소식통의 24일 전언에 따르면 일국양제는 지난 1978년 덩샤오핑(鄧小平)이 당 제 11기 3중전회(제11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제창한 통일 방안으로 40여년 동안 거의 국시로 자리매김했다고 해도 좋다. 실제로 적어도 중국에서만큼은 그 누구도 이 원칙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이를테면 최고의 통일 방안으로 각광을 받았다고 할 수 있었다. 홍콩과 마카오의 주권 반환 때 역시 이 국시는 전가의 보도로 작용하면서 주가를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금세기 들어 민주진보당(민진당)이 국민당과 정권을 주고받으면서 집권을 하는 케이스가 많아지자 서서히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대만 독립을 주창하는 민진당이 이른바 ‘하나의 중국, 하나의 대만’을 강조하면서 분위기를 묘하게 반전시킨 것이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송환법으로 인한 홍콩 내 시위로 결정적 타격까지 입었다. 국시로 격상된 위상은 완전히 만신창이가 됐다고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 와중에 민진당은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지난 1월 11일의 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머쥐면서 재집권했다. 설상가상으로 홍콩 시민들은 중국이 추진하는 ‘홍콩 보안법’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거의 권위라고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고 해도 좋지 않나 싶다.

중국에게 더욱 치명적인 것은 미국이 은연 중에 대만과 홍콩의 뒷배를 자처한다는 사실이 아닐까 보인다. 중국으로서는 함부로 대응하기 쉽지 않은 형국이라고 단언해도 좋다. 이와 관련, 베이징에서 사업을 하는 대만인 렁(冷) 모 사장은 “현재 상황은 중국에 좋다고 하기 어렵다. 미국이 노골적으로 대만과 홍콩의 뒷배를 자처하는 것은 대놓고 일국양제를 통한 중국의 통일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하는 것과 하나 다를 바 없다”면서 중국이 상당히 곤란한 지경에 처해 있다고 분석했다. 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일국양제를 통한 이른바 ‘대중화 국가’ 건설의 야심에 불타고 있는 중국의 고심이 향후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