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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의 ‘포스트 코로나’…롯데의 신성장동력은?

신동빈 회장의 ‘포스트 코로나’…롯데의 신성장동력은?

기사승인 2020. 05.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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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성장동력 확보" M&A 추진
핵심 유통업은 체질개선 나서
온라인·택배 사업 등은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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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여 만에 일본에서 귀국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행보가 숨가쁘다. 복귀 후 임원들을 불러모아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기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을 지시한데 이어 주1회 재택근무 의무화도 곧바로 도입했다. 지난 주말에는 롯데월드몰 사업장을 방문하며 현장경영을 이어갔다. 신 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롯데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가 가볍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일본 체류 기간 동안 코로나19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그룹의 전략 방향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특히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기 위해 석유화학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롯데=유통사업’을 한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화학사업 역시 롯데그룹의 핵심 성장 축으로 분류되는 분야다. 게다가 신 회장이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서 경영활동을 본격화했던 만큼 각별한 계열사다. 신 회장이 올 초 석유화학사의 인수합병(M&A)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롯데케미칼이 일본의 석유화학 기업인 쇼와덴코에 투자한 것도 이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과 4월 일본 화학기업 쇼와덴코의 지분 4.46%를 1617억원에 매입했다. 쇼와덴코는 반도체 소재 등 고부가 소재 특화 업체다. 회사 측은 단순 투자라는 설명이지만 신 회장이 공격적인 M&A를 주문한 만큼 쇼와덴코 투자도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신 회장은 꾸준히 M&A 등 투자를 언급해 왔다. 앞서 일본 니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화학사의 M&A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했으며, 지난 19일 진행한 임원회의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미래 성장이 가능한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집중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2023년까지 총 50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을 때에도 이 중 20조원은 화학산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이었다.

신 회장이 석유화학 사업을 주목한 만큼 올 초 롯데첨단소재를 흡수합병하며 통합 출범한 롯데케미칼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동안 롯데케미칼이 범용 중심의 기초소재사업을 담당했다면, 고부가가치의 첨단소재사업을 영위하던 롯데첨단소재와의 합치면서 화학사 간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초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면서 롯데그룹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그룹의 핵심 축인 유통과 화학업이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유통·화학을 대표하는 계열사는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인데, 이들 계열사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눈에 띄게 부진했다. 롯데쇼핑의 경우 지난해 1분기 4조4468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올 1분기 4조767억원으로 8.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053억원에서 521억원으로 74.6% 급감했다. 롯데케미칼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3조6244억원에서 3조2756억원으로 9.6% 줄었고, 2978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860억원의 영업손실로 전환했다.

신 회장이 비상경영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응책 마련을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모두 흔들리자 안정적일 수 있는 수익원을 발굴해야 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롯데케미칼은 코로나19 등으로 국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원가 절감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M&A를 지속 검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신 회장이 석유화학업에만 집중하려는 것은 아니다. 롯데그룹의 핵심 축을 담당하는 유통업에서는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신 회장이 야심차게 선보인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이 대표적이다. 유통업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자 온라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대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점도 한 몫한다. 반면 오프라인에서는 롯데마트 점포 정리를 시작하는 등 체질 바꾸기에 돌입했다.

동시에 택배·물류 사업도 강화할 방침이다. 유통업뿐만 아니라 모든 소비재 사업이 신속하고 편리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포스트 코로나 대비 성장산업으로 낙점했다. 호텔 부문에서는 M&A 등을 포함해 전세계 객실을 현재의 두 배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한 사업부문에만 집중해 투자하려는 것은 아니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곳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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