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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52주년 박경자-손병두 부부 에세이 ‘부부의 사계절’

결혼 52주년 박경자-손병두 부부 에세이 ‘부부의 사계절’

기사승인 2020. 05. 2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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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란 무엇인가" 한국ME운동 참여하며 얻은 깨달음 담아
부부의 사계절 표지
“다르다고, 틀렸다고, 고집 세우지 않고, 달팽이처럼 열심히 노력해서 소통할 때 공감할 수 있었고, 그래서 힘이 더 보태지더라.”

부부란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감성 에세이 ‘부부의 사계절’에서 저자 박경자는 이같이 말한다. 결혼 52주년을 맞이한 저자가 전하는 말 속에는 오랜 세월 쌓아온 깨달음이 담겨 있다.

천주교서울평신도협의회 회장, 서강대학교 총장 등을 지낸 손병두(돈보스코)의 아내 박경자(율리아나)가 쓴 ‘부부의 사계절’은 이들 부부가 ME 운동에 참여하면서 얻은 깨달음을 전하는 책이다.

일명 ‘부부일치 운동’이라고 불리는 ME 운동은 1952년 스페인 칼보 신부가 처음 고안한 부부들을 위한 주말 교육 프로그램이다. ‘ME’는 ‘월드 와이드 매리지 엔카운터(World Wide Marrage Encounter)’의 줄임말이다. 한국ME는 미국 메리놀회 마진학 도널드 신부가 처음으로 도입했다.

저자와 남편은 한국ME의 초기 가입자로, 이 교육을 통해 결혼생활을 재평가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이들은 많은 깨달음을 얻고 ME 가족들 카톡방에 에세이 식으로 생각과 느낌을 적기 시작했다. 그것이 이 책의 토대가 됐다.

책에는 ‘결혼’에 대한 다양한 물음에 깊은 사유와 솔직한 심정을 담아 답하는 문장들이 실렸다. 저자의 글은 결혼이란 단순히 두 남녀의 결합을 넘어서서, 한 인간의 완성을 향한 구도의 길을 걷게 하는 통과의례임을 보여준다.

저자는 “이대로 젊기를, 변하지 않는 사랑을 기대하는 것은 순리에 어긋나는, 변화에 저항하는, 시간과 함께 더불어 흘러가는 것을 거부하는 삶이 아닌가. 불만을 누르고 있었거나 섭섭했던 것, 돌아서 있는 남편 때문에 외로웠던 것을 표현할 때, 싸워서 끝장냈을 때보다 기쁘더라”고 돌아본다.

또한 “나와 다른 사고를 하는 남편과 물론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그 흔들림 속에서 의미가 만들어지고 생명의 에너지가 분출되는 것이 아닌가. 분명 낯선 충돌이 생기를 부여해 주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 외에도 ‘내가 배우자와 결혼한 이유는 무엇인지’ ‘진실한 동반자가 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좁혀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배우자가 나의 욕구를 채워 주지 못했을 때는 어떤 느낌이 드는지’ 등 결혼과 인생, 자아에 관해 통찰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질문 속에서 저자가 이리저리 풀어내는 진솔한 글들이 마음을 움직인다.

때론 배우자에게 실망도 하지만, 또 시간이 지나면 배우자의 사랑에 감싸이며 행복함을 느낀다는 거짓 없는 저자의 말투가 정겹다.

도서출판 행복에너지의 권선복 대표이사는 “언제나 평탄하기만 한 길은 아니었겠지만 그래서 그 길을 지나온 부부의 두 발이 더 짠한 울림을 준다”며 “결혼이란, 사랑이란, 부부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게 하고 솔직한 답변 속에서 슬그머니 웃음 짓게 만든다”고 말했다.

저자 박경자는 이화여자대학교 가정대학,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68년 결혼해 전업주부가 됐다. 한국ME 대표부부와 아시아 12개국을 대표하는 아시아ME 대표부부로 봉사했다.

손병두는 전국 평신도협의회 회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아시아지역 예수회대학교 총장협의회 부회장을 지냈다. 2015년 서울 세계시각장애인 경기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았으며 대학생 해외봉사기관인 코피온 총재와 저소득층 자녀를 지원하는 삼성꿈장학재단 이사장, 호암재단 이사장을 지냈다. 지금은 김수환추기경연구소 운영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행복에너지. 280쪽. 1만7000원.


부부의 사계절 저자사진
박경자-손병두 부부./제공=행복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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