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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가전 판매량 두고 자존심 싸움…아전인수 해석 논란

삼성-LG, 가전 판매량 두고 자존심 싸움…아전인수 해석 논란

기사승인 2020. 05.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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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영향으로 위생가전으로 전쟁터 확대
제품 출시 마다 서로 경쟁 또는 비방…1위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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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잘 나가.”

국내 가전의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자존심 대결이 점입가경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LG전자 OLED TV와 삼성전자 QLED TV의 화질 대결이 올해는 건조기·의류관리기 등 위생가전으로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물밑으로는 상대에 대한 비방도 서슴지 않으면서 가전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자사의 제품 판매량까지 공개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건조기와 의류관리기 등의 위생가전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이를 선점하기 위한 기선제압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삼성과 LG가 서로 자기식 대로 해석한 내용으로 상대를 비방하면서 소비자의 올바른 선택을 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 공방전은 의류관리기와 건조기 등에서 LG전자에 비해 출발이 늦었던 삼성전자가 최근 들어 급격히 따라잡으며 과열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내 의류관리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기준 LG전자의 스타일러가 70%까지 장악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삼성전자가 40% 이상 차지하면서 상당히 추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촉발은 삼성전자가 지난 1월 말 세탁기 컨트롤 패널에서 건조기까지 한번에 조작할 수 있는 ‘올인원 컨트롤’를 적용한 ‘그랑데 AI’를 출시한 데 이어 LG전자가 4월 말에 건조기와 세탁기 일체형의 ‘트롬 워시타워’를 출시하면서다.

삼성전자가 지난 15일 자사의 유튜브 채널에 건조기 ‘그랑데 AI’ 광고를 공개하면서 “스팀받지마”란 표현으로 경쟁사 LG 제품을 대놓고 저격하면서 양사의 공방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 영상에서 삼성전자는 ‘뜨거운 온도로 옷을 건조하면 옷감이 열받아, 안받아’ ‘열받은 옷감에 스팀 뿌린다고 옷감이 살아나, 안 살아나’ 등의 메시지를 던지며 스팀 기술이 옷감을 상하게 할 수 있다고 암시한다. LG전자로 단정하지 않았지만 공교롭게도 LG전자는 올해 출시된 신제품에 특허 기술인 ‘트루스팀’ 기능을 탑재해 판매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광고나 마케팅은 자기 제품에 대한 우수성을 객관적인 근거로 보여줘야 하는 것인데 삼성전자는 상도를 벗어난 일방적인 비방광고”라면서 “정확한 정보가 없는 비방은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를 저해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팀이 없어도 유해세균 제거는 물론 옷감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면서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문제점이나 설계 결함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근거없는 비방이라는 태도로만 일관한다면 결국 그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의 반격도 시작됐다. LG전자는 1주일 후인 22일 역시 자사의 유튜브 채널에 스팀살균의 우수성을 알리는 ‘스팀가전’의 새 광고를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의류관리기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가 삼성디지털프라자에서 일부 소비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LG 스타일러 누수 현상과 관련한 영상을 매장에서 공개하자 LG전자는 1주일 후인 27일 최대 6벌을 관리할 수 있는 대용량 스타일러 판매가 올 들어 최근까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 이상 올랐다고 밝혔다.

건조기 판매량도 공개했다. LG전자가 지난 18일 ‘트롬 워시타워’가 출시 4주 만에 판매 1만대를 돌파했다고 나오자마자 삼성전자는 27일 그랑데 AI 건조기와 세탁기가 넉 달 만에 15만대를 넘어섰다며 인기몰이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국내 가전시장에서 제품의 단순 비교가 힘들어 우위를 나타내기가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공신력 있는 시장조사기관이 없어 각사의 통계를 근거로 판매량이 공개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독일 시장조사업체 GfK를 인용해 “지난 7월부터 국내 건조기 시장 점유율 50%를 넘어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에서 LG전자에 10~15%포인트 앞서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때도 시장 점유율 수치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러자 LG전자는 “삼성전자의 ‘건조기 1위’ 발표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동시에 LG전자 측은 일방적인 자료를 근거로 한 통계는 신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나 반도체와 달리 가전제품은 의류관리기·건조기 등 새롭게 등장하는 제품이 많아 그 제품에 대한 시장점유율을 정확히 알기 쉽지 않다”면서 “보편적인 통계가 없어 일부 가격비교 사이트나 전자업계 유통업체들 많이 참고하는 독일 시장조사업체 GfK의 자료를 사용해 시장을 분석하고 있다 보니 회사마다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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