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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LG전자의 ‘버릴 줄 아는 용기’…‘LG벨벳’서 LG도, 로고도 뺀다

[취재뒷담화] LG전자의 ‘버릴 줄 아는 용기’…‘LG벨벳’서 LG도, 로고도 뺀다

기사승인 2020. 05.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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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벨벳 15일 본격 출시01
모델들이 지난 15일 출시된 LG전자의 매스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벨벳’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동통신사별 고유 색상 모델의 경우 후면의 얼굴 로고와 알파벳 ‘LG’를 지우고 출시할 예정이다. /제공=LG전자
LG전자가 다음달 초 선보일 이동통신사향 ‘LG 벨벳’ 모델에서 LG 로고를 지우기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현재 출시된 스마트폰 ‘LG 벨벳’의 제품 후면에는 웃는 얼굴을 형상화한 그룹의 CI와 영문 알파벳 ‘LG’가 표기돼 있으나, 이통사별로 단독 출시하는 모델에서 이를 뺀다는 것이죠. 알파벳 LG와 로고가 빠진 자리에는 브랜드명인 ‘벨벳’의 영문(VELVET)이 자리하게 됩니다.

SK텔레콤은 블루, KT는 레드, LG유플러스는 핑크 색상 등 이통사별로 고유 색상 모델을 단독 판매하며 컬러마케팅에 나서는 상황에서 LG전자도 그 취지에 맞게 브랜드 전략을 차별화해 가져가겠다는 구상인 셈입니다.

앞서 출시된 일루전 선셋, 오로라 그린 등이 오묘한 컬러감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어 이통사 고유 색상 모델이 얼마만큼의 반향을 일으킬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삼성전자 갤럭시S20의 경우 사전예약의 30~40%가 이통사 고유 색상 모델이라는 점에서 판매 비중이 상당한 것을 미뤄 짐작할 수 있습니다.

LG전자가 이처럼 이통사별 전용 색상의 스마트폰 제품을 내놓는 것도, 국내 판매 모델에서 아예 로고를 빼는 것도 이번이 처음으로 전해집니다. 일본 등에서 제조사 로고 대신 통신사 로고를 넣은 경우는 있었지만 해당 시장의 특수성에 따른 것이니 이번 결단과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LG 벨벳’을 통해 보여주는 LG전자의 잇따른 파격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인‘ V시리즈‘와 ’G시리즈‘를 과감히 폐기한 데 이어 이번엔 ’LG‘와 로고까지 버리기로 했으니 말이죠. 냉정하게 말하자면 후면에 있는 로고를 뺀다고 판매량에 큰 영향을 줄 리는 없을 테지만, 정체성의 상징을 뺄 정도로 과감한 이미지 쇄신에 나선 것입니다.

이러한 행보는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른다’라는 문구를 떠올리게 합니다. ‘버림의 철학’에 자주 인용되는 화엄경의 한 구절이지요.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수년간 ‘쓴맛’을 본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존의 고착화된 관념을 버릴 줄 아는 ‘용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간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 LG전자에게 박수를 보내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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