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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향후 1년…글로벌·디지털·지배구조 방점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향후 1년…글로벌·디지털·지배구조 방점

기사승인 2020. 05.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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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 속 농협금융 체질전환 중책
농협중앙회 등과 협력 시너지 극대화도
디지털 금융·글로벌 경쟁력 강화 총력
금융 빅4와 경쟁할 인재 양성도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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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 지난달 28일 새로운 임기를 시작했다. 금융사마다 건전성 관리가 중요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김 회장은 리스크 관리 기반의 경영과 효율적 비용 집행으로 내실 있는 경영을 해나가겠다는 각오다.

김 회장은 앞으로 1년 간 녹록지 않은 금융 환경 속에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한편, 농협금융의 체질 전환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농협금융은 ‘휴머니즘’을 더한 디지털 혁신을 이끌고, 글로벌 확장에도 디지털을 접목시켜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후계 체제를 공고히 하는 한편, 농협중앙회 및 경제지주와도 협력해 ‘범농협’의 시너지를 극대화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광수 회장은 올초 경영전략회의에서 농협금융의 경영슬로건으로 ‘DESIGN’을 내세웠다. 디지털경영혁신(Digital Transformation)·사회적 책임경영(ESG)·사업전문성 강화(Specialty)·농산업가치 제고(Identity)·글로벌 가속화(Glocalization)·관계 및 소통 강화(Network)의 약자로, 농협금융의 새로운 10년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김 회장의 각오가 담겨 있다.

김 회장은 지난달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연임을 확정지어, 1년 더 농협금융을 이끌게 됐다. 이 기간 동안 김 회장은 디지털·글로벌·기업문화 등 다방면에서 농협금융의 ‘터닝포인트’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의 새 임기는 시작부터 녹록지 않은 모습이다. 농협금융의 지난 1분기 실적은 338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자본시장 부문의 수익이 곤두박질친 까닭이다. 김 회장은 전례 없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단기 경영 충격을 최소화하는 한편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새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1분기 성과분석 회의에서 “코로나19의 파급효과를 가늠하기 힘든 만큼 계열사별 장단기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강화해 건전성과 손실 흡수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농협금융의 디지털 전환(DT) 추진기반을 확실하게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신한·KB·하나·우리 등 경쟁 금융지주사들이 저마다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농협금융은 ‘농협’ 특유의 색깔을 살린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금융은 농민들을 위한 협동조합으로부터 시작된 까닭에 지방 점포·시니어 고객이 상대적으로 많은 특성이 있다”며 “이때문에 농협금융의 DT는 모든 것을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방향보다는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의 문제점을 개선해 고객경험을 혁신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농협금융은 ‘사람 중심의 디지털 농협금융’을 디지털 전환 비전으로 설정했다. 구체적 추진과제로는 △고객 경험 혁신 △오퍼레이션 효율화 △신사업 진출 △인프라 확충 등 4개 부문에 130개 과제를 정했다. 김광수 회장은 농협금융지주 DT추진최고협의회를 진두지휘하며 이 같은 과제를 2022년까지 모두 완료해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향후 3년 간 DT 인프라에 1조 2000억원을 투자하고, DT 전문인력 23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농협금융은 글로벌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김 회장은 글로벌 진출 전략과 디지털 신사업을 결합해 추진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기존 해외점포 진출전략에 더해 디지털 채널을 통한 영업을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농협금융의 해외거점을 활용해 해외진출 수요가 있는 ICT·핀테크 기업과 손잡고 제휴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기업 문화 개선도 김 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다. 농협금융은 국책은행이 아니지만 마치 공공기관을 연상케 하는 관료주의적 문화를 갖고 있다. 제대로 빅4 금융그룹들과 경쟁하려면 내부 구성원들의 금융 전문성을 강화하고 인재 양성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와 더불어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농협금융 전체가 농협중앙회장의 한마디에 좌우되는 점은 농협금융이 빅5 금융그룹으로 거듭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2월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취임하자 곧장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농협은행장에 대한 교체설부터 대두됐다. 이러한 지배구조는 CEO들이 단기 성과에만 집중하게 하고, 구성원들도 보신주의와 무사안일주의를 추구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금감원도 최근 농협금융지주 완전자회사의 CEO임기가 2년에서 1년으로 줄어든 부분에 대해 지적하며 ‘경영유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인재풀을 넓히고 객관적이고 투명한 후계구도를 구축함으로써 지배구조가 흔들릴 여지를 줄여야 한다. 이에 더해 CEO들이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경영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경영승계 프로세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의 가장 큰 약점이 불투명한 지배구조인데 김 회장이 남은 1년 동안 경영승계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CEO 풀을 마련한다면 농협금융 성장의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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