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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위기에서 빛난 LG 구광모 회장의 과감한 결단

[취재뒷담화] 위기에서 빛난 LG 구광모 회장의 과감한 결단

기사승인 2020. 06. 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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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구광모 LG 회장
6월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취임 2주년이 되는 달입니다. 2018년 구본무 회장의 타계로 40대 젊은 나이에 LG그룹 총수란 무거운 자리에 올라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있었지만, 최근 일련의 사태로 총수로서의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며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일례가 최근 LG화학의 잇단 사태 수습 과정에서 보인 모습입니다.

구 회장은 지난달 19일 LG화학 충남 서산 촉매공장서 화재로 1명의 직원이 목숨을 잃자 다음 날 바로 헬기편으로 현장을 찾았습니다. 앞서 7일에도 인도 LG화학 공장에서 가스 누출로 인명 피해가 있었던 터라 총수이자 오너로서 좌시할 수만은 없었던 거죠.

LG 관계자에 따르면 구 회장이 현장을 찾은 배경에는 본인의 강력한 의지가 컸다고 합니다. 사고를 보고받자마자 구 회장은 직접 자신이 현장을 찾아야 경영진에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장 피해자들에게도 책임감 있는 모습과 LG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효과는 즉각적이었습니다. 오너가 강력한 의지를 보이니 신학철 LG화학 대표는 바로 그 다음 주 전 사업장 전수조사는 물론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사업장의 철수까지 고려하는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내놓았습니다.

자칫 더 큰 문제로 불거질 수 있었지만 구 회장의 신속하고 신중한 대처가 사태의 확산을 막았던 거지요. 위기일 때 오너의 결단이 그만큼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한 셈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문경영인 체제보다 경영권 승계를 통한 ‘오너경영’이 주를 이루고 있어 자연스럽게 경영권을 넘겨받은 ‘오너 3·4세’에게 더욱 엄격합니다. 색안경부터 끼고 보기 일쑤죠.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전문경영인이 총대를 메고 신속한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오너의 책임 있는 한마디가 더 큰 위력을 발휘합니다.

2014년에도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의 체육관 붕괴 사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사고 직후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고, 이튿날 “엎드려 사죄한다”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희생자 빈소를 찾는 등 사고 수습에 적극적이었습니다. 2011년 현대캐피탈 해킹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당시 노르웨이 출장을 갔던 정태영 현대캐피탈 부회장은 즉시 귀국해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 성명을 발표하며 사태를 수습하면서 현대캐피탈은 비난의 대상이 아닌 피해기업으로 인식되며 잘 마무리가 됐습니다.

전 세계의 경제를 마비시키고 있는 코로나19에 예상치 못한 악재까지 겹치며 힘든 총수 2 년차를 맞고 있지만 구광모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슬기롭게 헤쳐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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