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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카드 승인액 69조원…재난지원금, 카드사에겐 ‘속 빈 강정’일까

4월 카드 승인액 69조원…재난지원금, 카드사에겐 ‘속 빈 강정’일까

기사승인 2020. 06.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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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체크카드 승인액, 전년比 5.2%↓
예상보단 수수료 매출 감소폭 적을듯
카드론은 되레 4% 증가한 3조5851억
코로나19 장기화로 부실·건전성 문제
하반기 카드론 대란설 고개 들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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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1분기 실적이 선방한 데 이어 4월 카드이용실적도 예상보다 감소폭이 적었다. 정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소득에 따라 차등 지급했던 긴급재난기본소득이 1차로 풀렸던 시기였던 점을 고려하면 소비 침체를 어느정도 만회했다는 분석이다. 아직 통계가 나오진 않았지만 소득 등에 차등을 주지 않고 전국민에게 정부가 직접 재난지원금을 줬던 5월도 비슷한 분위기였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카드사 입장에선 ‘속 빈 강정’일 뿐인 매출 성장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재난지원금 사용처 자체가 역마진이 날 수밖에 없는 영세 가맹점으로 한정되면서다. 중소 가맹점으로부터 카드사들이 받는 수수료는 1%도 채 안된다. 여기에다 정책성 자금의 성격으로 동원된 카드론 등의 건전성도 우려된다는 목소리다. 1금융권에 대출이 막힌 차주들이 주로 2금융권에서 돈을 빌려가면서 카드사들도 상환유예·대출이자 지원 등에 나섰는데, 코로나19 장기화로 차주가 원활한 경제활동을 못한다면 카드사들은 원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 카드론 대란설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간 승인된 신용·체크카드 사용 금액은 총 69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 72조8000억원보다 5.2% 감소한 수준이다. 개인카드 사용 금액은 57조10000억원으로 같았지만, 법인카드 승인금액이 15조8000억원에서 11조9000억원으로 24.3%나 급감한 탓이다.

1건당 평균승인금액도 전체적으론 4만1060원에서 4만401원으로 1.6% 감소했는데, 법인카드만 보면 14만3279원에서 11만6760원으로 18.5% 줄었다. 개인카드는 3만4328원에서 3만5574원으로 오히려 3.6%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긴급재난기본소득이 1차적으로 풀리면서 개인 소비 진작 효과가 나타났다는 의미다. 승인건수는 전체 17억1000만건 중 개인카드가 16억6000만건에서 16억건으로 줄어든 반면 법인카드는 1억1000만건에서 1억건으로 1000만건 감소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카드승인액은 매 분기마다 5%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3월부터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견돼왔지만 재난지원금 효과로 감소폭이 예상보다 작다는 평가다. 카드사 입장에선 연 매출 10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과 전통시장에 많이 쓰였기 때문에 수익으로 연결되진 않는다는 설명이다.

대신 그동안 감소세였던 카드수수료 매출을 만회해온 카드론(장기)과 현금서비스(단기) 등 대출상품 부실화가 우려되고 있다. 4월에도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의 카드론은 4% 늘어난 3조5851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서비스 이용금액은 9.6% 감소한 3조8648억원이었다. 카드 대출은 주로 1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거절당한 중·저신용자들이 찾는다. 코로나19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차주들의 대출 수요가 반영됐다는 얘기다. 카드사들도 유례없는 사태에 대출 상환 및 이자 유예와 함께 정책성으로 금융 지원에 나섰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원금을 떼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재난지원금이 카드사를 통해 나가면서 사용실적이나 매출 성장세만 보면 예상보다 나쁜 편은 아니다”라면서도 “외형 성장성은 심각한 수준이 아니지만, 수익성 측면에선 도움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책 성격으로 나간 금융지원 및 상환유예 분의 건전성이 문제라 유예해준 대출 만기가 돌아오는 하반기가 걱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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